포레스트 파리지엥 부케
프렌치 스타일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것. 그래서 기존 부케보다 소재를 다양하고 풍부하게 썼는데 선생님은 이번에는 그 정수를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소재의 비중이 굉장히 크다고 설명했다. ‘오, 정말?’이라며 의아해하다 공간 한편에 수업을 위해 준비된 꽃과 소재를 보니 그 말이 단번에 이해됐다. 예전에 만든 부케 중, 소재가 많이 쓰였던 베지털 부케보다 훨씬 많은 소재가 있던 것. 그뿐만 아니다. 지금껏 꽃과 소재가 조화를 이루도록 신경 썼다면 이번에는 꽃과 소재가 완전히 구분되도록, 그리고 꽃은 정돈된 형태로 만들되 소재는 자연스러움을 한껏 살려야 한단다. 프렌치 플라워 클래스를 연속 2번 들으면서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형태다. 완성된 모습이 쉽게 상상되지 않는다.
열 마디 설명도 중요하지만 눈으로 보는 게 훨씬 더 중요한 법. 선생님은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시연하면서 보충해주겠다고 했다. 우선 꽃을 먼저 잡았다. 카네이션, 쿠루쿠마, 퍼플헤이즈, 해바라기의 잎을 모두 제거한 후, 그루핑했다. 특히, 쿠루쿠마의 잎은 소재로도 활용할 수 있어 따로 보관했다. 그루핑할 때 조심할 사항은 앞서 설명한 정돈된 형태를 유지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 프렌치 플라워 스타일의 특징이던 높낮이를 다르게 하는 작업과는 정반대의 작업, 즉 꽃의 높낮이를 동일하게 맞춰 평평하게 정리했다. 꽃이 추가될 때마다 높낮이가 변경되기 때문에 이 작업은 수시로 해야 한단다. 그리고 모여있는 꽃이 원이 되도록 전체적인 모양도 신경을 썼다. 그루핑이 끝난 후, 소재 작업에 앞서 꽃만 테이핑했다. 소재의 양이 워낙 많아서 손아귀가 감당하기에 무리기 때문. 준비된 수수, 서귀 등을 추가하고 포인트로 유칼립투스를 중간중간에 섞었다. 이때, 소재는 꽃보다 높게 올라와야 하며 점점 눕히듯이 추가해야 한다. 완성된 부케를 보니 선생님의 설명과 유념해야 할 부분이 단번에 이해됐다. 자, 이제 내 차례다. 잔뜩 겁을 먹고 잎을 떼고 그루핑했다. 높낮이를 동일하게 맞춰 평평하게 하는 작업은 생각보다 수월했는데 전체적으로 원이 되도록 잡는 게 어려웠다. 꽃이 공장에서 찍어낸 제품처럼 일정한 형태가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 여러 차례 꽃을 덜어냈다 추가했다 반복하니 그럴듯해졌다. 소재 작업을 위해 테이핑했다. 그런데 줄기가 두툼한 소재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한숨이 살짝 나왔다. 그래도 차분하게 작업을 이어갔다. 이따금씩 손아귀가 저릴 땐, 핸드 타이드한 손을 바꿔 잡으며 고통을 분담했다. 그리고 드디어 부케가 완성됐다. 어마어마하다.
| 퍼플헤이즈, 쿠루쿠마, 카네이션, 해바라기를 평평하게 그루핑한 후, 레드베리, 수수, 청목, 서귀, 유칼립투스로 감싸듯이 작업하여 완성.
첫 클래스에서 핸드 타이드할 때 느꼈던 고통을 오랜만에 느껴본 시간이었다. 오랜만에 손아귀가 저리고 ‘왜 핸드 타이드를 돕는 도구는 발명하지 않았을까?’하는 의구심까지 들었다. 동시에 장미 100송이 부케가 달리 보였다. 단순히 장미 100송이 값뿐만 아니라 그 많은 장미들이 서로 잘 어울리도록 손으로 제어하는 기술까지 헤아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케 가격이 예상보다 높은 것도 꽃 가격은 물론, 그 기술까지 포함돼서 그런 것이라고 말이다. 또 한 번 꽃을 다루는 기술의 가치를 깨달았다. 그리고 완성된 부케를 다시 보니 지난번, 비슷한 재료로 만들었던 베지털 부케와는 다르게 보인다. 이제는 클래스에 도착하면 재료를 보고 어떠한 부케(또는 어레인지먼트)를 하게 될지 예상해보는 습관을 들일 생각이다. 그러면 한 가지 재료를 다양하게 응용하는 요령이 점점 늘어나지 않을까? 이건 곧, 나의 실력이 향상되는 것과도 관련이 있으니 꽤 바람직해 보인다. 앞으로 성장해가는 학생이 되어야지!
다음 클래스까지 할 과제
연말 모임에 어울리는 어레인지먼트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