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가까웠던 사람에게 점점 피로함을 느끼는 걸까
처음에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그냥 좋았다.
말도 잘 통했고, 생각도 비슷했고, 묘하게 편안했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이상하게 피로해진다.
굳이 먼저 말을 걸기는 싫고, 연락이 와도 그렇게 반가운 기분이 들지 않는다.
심지어 사소한 말투에서 괜히 짜증이 나기도 한다. 본인은 웃자고 한 말이겠지만 난 웃기지 않다.
밀려온다. 아 피곤함.
사람 사이의 피곤한 이유가 대체 뭘까?
왜일까. 그 사람이 달라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변한 걸까?
관계가 오래될수록 ‘거리 조절’이 더 중요해진다
처음엔 서로를 알아가는 설렘이 있다.
다정함이 필요했고, 그 다정함은 쉽게 오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관계가 깊어질수록 다정함은 당연함이 되고, 어느 순간부터는 ‘왜 나한테 이 정도는 안 해줘?’라는 기대의 빚으로 변해버린다.
가까운 사람에게 피로함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아쉽게도~
경계가 흐려졌기 때문이다.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 착각,
내가 지금 피곤하다는 사실조차 전달하지 않는 불친절,
그리고 ‘이 정도는 받아줘야지’라는 암묵적인 요구가
관계에 감정의 빚을 쌓기 시작한다.
애초에 사람은 남에게 빚지면 괜히 눈치 보게 되고 마지못해 뭔가를 더 주려고 하게 된다.
매사 그런 일들이 각각의 사람마다 존재한다.
그래서 관계에 더 쉽게 지치는 것이다.
회사에서 더 피곤한 이유
가장 많은 ‘관계 피로’는 당연하게도 직장에서 찾아온다.
출근부터 퇴근까지 주로 함께 있는 팀 동료, 팀장, 업무 파트너와의 관계는.. 어떤가?
무슨 가족보다 더 오래 있냐?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선택이 아니라 입사와 동시에, 발령과 동시에 관계의 의무가 시작된다.
초반에는 업무 파트너로서 좋은 사람이라고 느꼈을지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사람의 말투가 날 지치게 하고,
점심시간조차 함께하는 것이 피곤하게 느껴질 수 있다.
점심 메뉴는 왜 그렇게 나랑은 안 맞는지.
결국 직장에서의 관계는
심리적 여백 없이 계속 노출된다.
안 보는 것 같아도 보고 있고, 안 듣는 것 같아도 다 듣고 있는 사무실.
사무실 공간이라는 물리적 가까움도 있지만 관계의 거리감을 멀리 떼어놓을 수 없다.
거리를 둘 수 없다는 건, 곧 감정 회복의 시간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회사에서 ‘좋은 사람’도,
‘지나치게 가까워지면’ 피로하게 느껴진다.
관계는 ‘호감’이 아니라 ‘리듬’으로 유지된다
모든 관계는 호감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오히려 리듬과 여백,
즉, 서로가 한 템포 물러나는 타이밍에서 오래간다.
- 자주 보되, 과하지 않게
- 친하되, 기대하지 않게
- 말하되, 강요하지 않게
이 미묘한 균형이 무너지면
서로에게 ‘좋았던 사람’이 ‘부담스러운 존재’로 바뀐다.
우리는 상대가 잘못해서 피곤한 게 아니다.
많은 경우, 상대와 나 사이의 거리감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시 ‘좋은 관계’로 회복하고 싶다면
1. 적당한 거리를 만든다
연락 빈도를 조금 줄이고, 물리적 만남도 조금 줄여본다.
회복에는 물리적 시간만큼, 감정적 공간이 필요하니까.
2. 기대치를 낮춘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기대는 당연히 커진다.
내가 기대한 것만큼의 결과가 안 오면 이렇게 된다.
'와~ 이 정도도 안 해줘? 내가 해준 게 얼만데..'
이런 감정은 결국 스스로를 지치게 만든다.
관계는 받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려우니까.
3. 감정 회복 시간을 확보한다
E성향인 나도 차분해지고 싶을 때가.
퇴근 후 혼자 있는 시간 만들기!
나만의 동굴, 조용한 카페에서의 쉼, 산책하며 머리 비우기.
감정을 다 소비하지 않을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인간관계의 피로는 ‘쉬지 못한 감정’에서 오니까.
마무리 한마디.
피로는 나쁜 게 아니다. 단지 신호일뿐이다.
관계가 피로하다는 건,
그만큼 내가 그 사람을 신경 써왔다는 뜻이다.
그러니 피로를 느끼는 자신을 나무라지 않아도 된다.
여기 브런치에 시 잘 써 주시는 작가님들, 소설 잘 쓰시는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며 느낀 것들을 그냥 나 자신과 이야기하며 돌아보면 그만이다.
중요한 건,
그 감정을 무시하지 말고 조절하자는 것이다.
거리를 조절하고, 기대를 내려놓고, 감정을 회복시키는 법을 익혀야
비로소 오래가는 관계가 된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지쳐 있다면,
아마도 그 관계는 ‘정리가 필요한 게 아니라’
‘다시 조율할 시기’에 있는 것일지 모른다.
"우리 오래 봐요~"
Here With Me
알파시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