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끌리는 이유

by 미래

"이상형이 뭐야?" 라는 질문은 살면서 종종 듣는다.

솔직히 말하면 이상형에 꼭 맞는 사람을 만나긴 어렵지만 이상형일 뿐이지만 상상만으로도 흡족하다.


내 이상형은 말이야. 호감형인 얼굴에 유머 코드가 잘 맞고, 나랑 성격이 비슷한 사람 정도.


뻔하고 애매하다.


외적으로 정한 특별한 기준도 없다. 외모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다 보면 저절로 호감형이기 마련이고

외모만 보고 만난다 해서 그 외모가 날 변함없이 사랑해준단 보장도 없다. 웃음 포인트가 잘 맞는 사람이면 공감대가 가까울 것 같고, 나랑 비슷한 성격일 가진 사람을 만날 확률이 몇이나 되겠으며 그런 사람을 만나본 적도 없다. 오히려 다르면 다른 대로 아웅다웅 대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그냥 나랑 잘 맞는 사람이면 충분하다.

내 이상형들은 한눈에 알 수 있는 것들은 아니다. 오래 봐야 하고 그만큼 많은 대화를 나눠야 알 수 있는 것들이다.


분명한 이상형의 기준이 있다 해도 막상 나와 다른 사람에 더 끌렸다. 어느 추운 겨울 마음 맞는 사람들과 술자리를 가진 적 있었다. 약간의 술기운이 더해지기도 했지만 웃음이 끊이질 않던 흥겨운 술자리였다.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얘기를 하다 밤을 새기도 했다. 해가 뜬 다음 날에도 우리는 여전히 모여 있었다. 흩날리던 눈발에 날은 더 쌀쌀해졌고 얇게 입은 옷에 추위에 떨 수밖에 없었다.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던 나는 간신히 몸을 녹일 곳에 갈 수 있었다. 밤새고 몰골은 초췌했지만 함께 나눌 추억이 생겨 기분은 좋았다.


핫팩을 전하며 서로의 온기를 위해 애썼다. 특별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유난히 차갑던 내 손을 그가 잡아 주었다. 그가 왜 그랬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단순히 내가 안 쓰러을 수도 있고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의 손은 얼었던 내 손이 쉽게 녹을 만큼 따뜻했고, 난 오랜만에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와 맞잡은 손을 통해 위로와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짜릿한 사랑의 감정이었는지 본능적인 애타심인지 확인할 길도 없었고 나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긴장상태였다. 강한 척하려, 넘어지지 않으려, 실패하지 않으려 애썼던 마음들이 그의 온기에 모두 내려놓은 기분이었다. 적나라하게 내 감정을 들킨 것 같아 애써 숨기려 했지만 역시 쉽지 않았다.



겨울왕국에서 올라프가 한 말처럼 사랑이란 어떤 사람 앞에서는 자신이 녹는 건 아무것도 아닌 마음이 되는 것이었다. 그런 사람을 직접 봤을 때 '내가 사랑하고 싶은 사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모호한 단어로 밖에 표현이 안되었지만 지금까지 내 이상형의 기준은 명확하다고 생각했다. 이상형이란 단지 내가 꿈꾸던 모습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사람들을 만나 오면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았던 건 이상형과는 거리가 좀 멀어도 진심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던 사람, 나를 위해 자신의 것을 선뜻 내어줄 줄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한 쪽 어깨가 우산 밖으로 삐져 나오면서까지 내 쪽으로 우산을 기울여 줄 줄 아는 사람, 추울 땐 핫 팩이 없어도 손을 잡아 자신의 안 주머니에 넣어줄 줄 아는 사람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사랑을 표현함에 있어 늘 숙제라고 생각했다. 애매했던 이상형의 기준들은 사람을 만남에 있어 일종의 제약이었다. 남들의 시선이나 남들이 정한 기준에서 벗어나 내가 원하는 사람을 만나 서로에게 진심으로 사랑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야 말로 내가 바라는 이상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누군가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사랑도 받을 수 있고, 사랑스러워질 수 있다. 결국 내가 사랑스러워지려면 사랑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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