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스테이>는 국내 거주 1년 미만 외국인 손님들을 초대해 1박 2일간의 한국문화 체험을 보여주는 예능프로그램이다. 나영석의 신규 예능 <윤스테이>는 자기 복제라는 평가와 꾸준한 디테일의 변화가 돋보였다는 평가로 나뉜다.
나영석 예능프로그램에는 전반적으로 갈등이 없다. 꽃보다 시리즈-삼시세끼-윤식당으로 이어지는 나영석만의 '힐링 유니버스'는 갈등 없이 오로지 평화롭고 잔잔하게 흘러간다. 판타지에 가까운 일상이다. 시청자들은 판타지에 가까운 이 프로그램들을 보며 힐링을 느낀다. 나영석이 만든 예능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성공적으로 이어지고 화제성도 크다. 왜 그렇게 많은 시청자들이 그의 프로그램을 보며 힐링을 하고 재밌게 느낄까.
우리가 사는 일상은 전쟁터와 같다. 새벽같이 일어나 일을 할 준비를 하고, 직장에서는 여러 실수들을 하며 상사에게 꾸짖음을 받는다. 또 치고 올라오는 후배에게 위협감을 느끼고 부지런히 애쓰며 자기 자리를 지킨다. 자신이 맡은 일에 책임지기 위해 때론 야근도 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한다. 집에 온다고 해서 일은 끝나지 않는다. 밀린 집안일을 해야 하고 아이도 봐줘야 한다. 이런 일상들은 매일 반복된다.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피로감을 느끼고, 그런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우리의 답답한 마음을 잘 달래주고 힐링의 공간으로 안내하는 게 바로 나영석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번 자기 복제라고 비판받고 있음에도 나영석 프로그램을 보며 잠시나마 휴식을 취한다.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 편히 TV를 보고 힐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갈등이 없다고 해서 프로그램 자체의 서사가 부족하거나 전개 방식이 느슨한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 내에서 늘 사건이 발생하고 나름 위기도 있다. 특히 첫날에는 <윤식당>만 하던 때와 달리 요리뿐 아니라 객실 안내를 해야 되면서 평소보다 더 바쁘고 정신없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한옥 생활에 익숙하지 않을 외국인들에게 한옥과 그 주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한국 지리에 낯설 외국인들을 위해 픽업 서비스까지 하며 일정을 조율하는 것부터 쉽지 않음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연기 말고는 해 본 적 없는 출연자들이 음식을 만들고 한옥 숙박을 운영하면서 나타나는 위기들은 사소하지만 충분히 극복 가능한 정도다.
갈등 없는 판타지 같은 공간에서 편안하게 따라가도록 만드는 이 스토리 전개 방식에서 우리는 그들의 성장 스토리를 보게 된다. 그래서 더더욱 프로그램에 몰입하게 되고 재미를 느끼게 된다. 이번에 최우식이 인턴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숙소를 안내하고 주문을 받으러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은 프로그램을 보며 그를 더 응원하게 된다. 유창한 영어 실력과 친근감 있게 다가가는 성격은 인턴으로서 완벽해 보인다. 그럼에도 코로나 영향과 한옥과 한옥 사이 거리가 먼 만큼 더 부지런히 움직이느라 지쳐하는 모습을 보며 더 감정적으로 빠져들게 한다. 처음에는 음식을 조리하고 서빙하는 과정에 분주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손님이 오기 전 미리 재료를 준비하고 준비를 갖추며 안정을 찾아간다. 전보다 발전된 상황에서 능숙하게 일을 진행하는 모습들은 보다 전문적으로 보이게 까지 한다.
네가 제일 잘하는 것을 해.
여전히 나영석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는 꾸준히 디테일 변화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 예능이 한창 유행이었을 때 시청자들도 대리만족보다는 피로감을 더 느껴왔다. 나영석의 여행 예능은 기존의 것을 답습하는 형태가 아닌 70세 이상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가면서 '꽃보다 할배'가 흥행에 성공했다. 같은 여행 예능이라도 '누구와' 가는지가 달랐기 때문에 그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 수 있었다. 나영석이 잘하는 것은 '여행'과 '힐링'인 평범한 것을 가지고 비범한 프로그램 만드는 것이다.
매번 전에 봤던 출연자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시리즈로 회차를 구성하면서 자기 복제라는 말이 끊이지 않고 등장한다. 예능에서 보기 힘든 배우들이 나와 여행을 하고, 요리를 하고, 섬에 가거나 식당을 차린다. 처음에는 신선하고 화제성도 좋았지만 매번 비슷한 콘셉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영석 예능 프로그램은 윤스테이를 포함해서 늘 색다른 변화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롭다.
그리고 거기에 조금 다른 것을 넣어봐
이번 <윤스테이>에서도 소소한 즐거움 속에서 참신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이전까지는 식당이면 식당, 하숙이면 하숙만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음식과 숙박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적절히 섞으면서 한옥이라는 새로움을 더했다. 국내 거주 1년이 채 안된 외국인들에게는 더 낯설 한옥에서의 특별한 경험과 현대 도시 생활과 먼 탈현실적인 이상향적의 기분을 주었다. 외국인들의 한옥 체험이지만 호텔식 경영을 함으로써 외국인들에게 좀 더 익숙한 방식을 택했다. 동양과 서양의 만남이 조화로웠고 영어로 자유롭게 소통하는 투숙객과 출연자들을 보며 식당만 했을 때 보다 더 다채로웠다.
음식 또한 가장 한국적으로 대접했다. 궁중에서 먹었을 정도로 귀한 전통 한국식인 떡갈비를 직접 손으로 다지고 치대며 만들었다.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좋은 한국 치킨도 그들의 입맛에 맞게 맵기도 조절했다. 뿐만 아니라 외국 손님들의 신념과 취향까지 고려해 채식 재료를 사용했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다른 문화권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했다. 언어, 종교, 문화가 달라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공감대를 주기 좋았다.
코로나로 인해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면서 타문화권에 있는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 나누는 것을 그리워하고 있는 우리가 <윤스테이>를 보며 같은 공간에 머무르며 즐기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결국 나영석은 자신이 잘하는 것을 우직하게 밀고 있는 것이고, 그 속에서 조금씩 변화를 주며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