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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 Dec 05. 2023

첫 대회를 참가했습니다.

배드민턴 레슨을 하며 모든 기술을 제대로 익히기 전까지는 대회 나갈 생각이 없었다. 이런 초보 실력으로 나랑 같이 대회를 나갈 수 있을까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 못하지만 열심히 배드민턴을 치는 모습을 유심히 봐왔던, 같이 배드민턴을 치면 재밌을 거 같은 사람이 내게 제안하기 전까진. 처음에는 거절했다. ‘내가 잘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나보다 잘하는 사람과 나가는 게 더 좋지 않나?’는 이유였다. 내 실력을 내가 너무 잘 알았기에 당연히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종종 생각지도 못한 제안은 내게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우승이 목표가 아니라 대회 경험이 목적이라면 아직 부족하긴 해도 조금 이르게 경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말에 조금씩 흔들렸고, 무엇보다 대회를 나갔다 오면 더 열심히 잘하게 될 거라는 말에 설득되어 버렸다. 정신 차려보니 이미 대회 신청을 한 상태라 시간을 되돌릴 순 없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당장 주어진 시간에 열심히 연습하는 것밖에 답이 없었다.   

   

대회라는 건 그동안 쌓은 실력을 확인받는 자리이면서 나의 실력을 점검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라켓 잡은 지 고작 8개월 차. 여전히 코치선생님한테 ‘까먹고 오지 말고, 잘하자’라는 말을 듣는 초보라서 대회를 나가기엔 조금 무리긴 하다. 그럼에도 언젠가 실력을 더 쌓아 나의 성장을 증명하고, 모르는 상대와 진지하게 승부를 겨뤄 보는 재미를 느끼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대회장이 주는 분위기에 압도당했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상황에 대회 긴장감이 사라지지 않을 정도로 정신없었다. 대회장에 적응하기도 전에 경기를 뛰어야 했다. 몸도 풀리지 않고, 마음도 진정되지 않은 상태로 첫 게임 10분 만에 지고 말았다. ‘아 이런 게 대회구나!’하는 깨달음과 동시에 어떻게 게임을 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고, 혼란스러운 마음뿐이었다.      


2전 2패 20분 만에 예선 탈락했다. 이른 아침 시간, 대회장도 적응하기 힘들었고, 평소 치던 셔틀콕도 아니라 어색했다. 평소 모임에서 즐겁게 게임을 치는 것과 상대를 무너뜨리고 이기기 위해 경기를 하는 건 크게 달랐다. 더 긴장했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안 하던 실수도 잦았다. 대회는 끝까지 잘 즐겼지만, 연습 때만큼 대회 때 좀 더 잘했으면 좋았으련만 평소보다 대회 때 너무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도 실력이고, 같은 환경에서 경기한 사람들이기에 어쩔 수 없는 실력 차이는 극복해야 했다.     


결과가 나빴든 좋았든 추억이고, 경험이고, 과정이고, 즐거움이었다. 도전했다는 것 자체가 중요했다. 도전은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나에게 함께 대회를 나가자는 제안이 없었다면, 망설임에 결국 대회 나가기를 포기했다면, 지는 게 두려워 시작조차 안 해봤다면, 대회가 어떤 건지, 내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 가야 하는지 알지 못했을 것이다. 시작은 망설였어도, 일단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그 과정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된다. 내가 들인 시간, 노력, 땀만큼 실력과 성장으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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