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을 치기 시작한 이후로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 휴식 시간에 운동을 하는 나에게 쉼은 그저 운동이었다. 그런데 운동 자체를 쉬라니, 쉽지 않았다. 쉴 때 운동 말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쉬는 운동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6개월을 아침, 저녁으로 또 하루에 두 탕씩 열심히 치기를 반복하다 보니 정강이도 시리고 쑤시고, 종아리 근육도 아프고, 무릎도, 어깨도 아프고, 아프지 않은 곳 보다 아픈 곳이 훨씬 많았다. 건강하게 살려고 운동을 하는데도, 몸이 건강해지지 않는 것 같았다.
배드민턴을 같이 치는 사람들은 내게 좀 쉬면서 치라는 말을 자주 했다. 너무 무리하면 몸에 더 좋지 않고, 오래 칠 수 없다고. 그럼에도 당장은 배드민턴이 재밌고 좋아서 하루에 2번 모임에 참여할 정도로 무리해서 치긴 했다. 몸이 점점 아프고 나서야 휴식이 필요함을 알게 됐다. 운동이란 게 많이 한다고 해서 빨리 느는 게 아니니까 말이다.
정강이가 너무 아파서 마사지를 하고 싶어도 제대로 못하는 날이 많았다. 다리가 부어서 조그만 스치거나 주무르기도 힘들었고, 운동 후 마사지를 잘해주지 않으니 통증은 가라앉지 않고 피로는 계속 쌓여만 갔다. 이 악순환에도 쉬지 않고 운동을 계속했던 게 문제였다.
배드민턴을 뛰기에 다리도 많이 아팠는데, 마침 저녁 약속이 많아 운동을 쉬게 됐다. 3일을 쉬고 오랜만에 운동을 나갔다. 며칠 쉬는 동안 정강이도 평소보다 덜 아팠고, 폼롤러로 다리 마사지를 조금은 할 수 있었다. 쉬는 것도 운동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휴식을 취하고 운동을 하니, 운동도 잘 되었다.
무작정 쉬는 것이 해결이 됐다. 운동을 못한다는 죄책감도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배드민턴을 더 잘할지 스트레스받지 말고, 편하게 아무 생각 없이 즐기며 머리를 비우는 것이 몸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거였다.
가끔은 쉬어도 괜찮다. 쉬는 건 멈추는 게 아니다. 앞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한 번쯤 돌아볼 여유, 그 시간 동안 나를, 내 몸을 챙기는 것도 운동의 일부이자 나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