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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 Nov 21. 2023

기술이 아닌 기본을 배워야 한다.

“그동안 열심히 안 했죠?” 최근 실력 정체 고민으로 새로운 배드민턴 코치를 찾아가 그동안 배웠던 걸 점검받은 후 들었던 첫마디다.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레슨은 빠진 적 없었고, 거의 매일 열심히 배드민턴을 쳤는데 6개월의 보람이 없어진 느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해, 제대로 걸어볼까 했는데, 걷는 방법부터 다시 배워야 했다.     


운동을 어릴 때부터 배운 사람들은 하나의 자세, 하나의 동작을 익히기 위해 한 가지 동작만 한다고 한다. 하지만 보통의 레슨에서는 한 가지 기술만 배우면 지루하고 재미없기 때문에 여러 개의 기술을 번갈아 배운다. 번갈아 배우는 것의 장점은 여러 기술을 습득하는 속도를 일정하게 맞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은 곧 어떤 기술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될 수 있는 것과 같았다. 자칫하면 나처럼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하나를 하더라도, 조금 늦더라도 천천히 배워야 하는 이유다.      


사실은 배드민턴 기술에 집착하는 것보다 배드민턴은 팔, 상체가 아닌 다리가 먼저 움직여야 하는 운동이다. 빠른 손보다는 빠른 발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스탭 연습, 기본 훈련이 중요하다고 한다. 기술보다는 기본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본기들은 어릴 때 운동 능력, 신체 발달을 어느 정도 해 놓은 사람들이 유리하다고 한다. 이럴 때면 ‘조금이라도 어릴 때 운동을 시작할걸.’ ‘배드민턴을 좀 더 일찍 시작할걸’ 하는 후회도 따라왔다. 기본이 되어 있지 않으면, 기술을 아무리 많이 배운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실력 향상에 정체가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배드민턴은 라켓 운동이고, 라켓 운동이 섬세한 기술이 필요하므로 원래 어려운 운동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기술을 섬세하게 다루려면 기본이 중요한 것이다. 새로운 코치 선생님을 만나 잘할 때까지 같은 동작만 매번, 매시간 반복한다. 코치 선생님을 바꾸고, 게임을 잘하기 위한 단순 기술을 익히는 데 집중하기보다 한 동작 한 동작 기본기를 다지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이 전에 하지 못했던 것들이 조금씩 되는 느낌이었다.


삶을 살아갈 때도 단순하고 빠르게 기술만 습득하려고 하면 어느 순간 정체기가 올 수 있다는 것, 기본기 없이는 오래가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물론 세상은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을 좋아하고, 잘 버티고 끝까지 하는 것보다 이기는 게 먼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성공한 사람들은, 성공을 아는 사람들은 어떤 과정이든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한다. 그것이 잘하고 이기며, 결국 성공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기술보다는 기본을, 누구나 하기 싫고 지루하고 반복되는 일을 참고 이겨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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