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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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책 말미의 해제에서도 지적했지만 상당히 전체주의적인 면을 보여준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와 조지 오웰의 『1984』는 놀랄 만큼 닮아있다. 이것이 두 번째 역설이다.
유토피아라는 이상향은 만장일치의 사회다.
하지만 어떻게 사람 사는 세상이 그렇게 하나의 결로 일치할 수 있겠는가.
코로나가 창궐하는 시대에도 마스크를 안 쓰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5인 이상 집합 금지 명령이 떨어져도 어떻게든 모이는 사람은 있기 않은가.
자신의 생존을 위한 일에서도 그렇게 일치시키기가 힘든데, 하물며 이 사회의 공공선을 위해서 일치 단합을 시킨다는 게 어디 그렇게 쉬운 일일까.
코로나로 모두가 고통 받은 2020년. 교수신문이 교수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가 뽑혔다고 한다.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이중 잣대를 표현한 말로,
요즘 말로 하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
어쩌면 토머스 모어가 사회 문제의 핵심으로 지적했던 사유재산이 아니라,
이런 이중 잣대가 사회 문제의 진짜 본질인지도 모르겠다.
모두의 머릿속에는 서로 전혀 다른 모습의 유토피아가 존재한다.
토머스 모어는 공화국을 지향하는데, 공화국은 라틴어로 ‘공공의 것(res publics)’을 뜻한다. 왕정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한 나라를 공공의 것으로 바라본 개념이다. 토머스 모어가 꿈꾸었던 유토피아는 오늘 날 이루어졌는가 생각해 보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토머스 모어가 꿈꾸었던 ‘존재하지 않는 나라’는 아직도 존재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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