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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혜 Jun 19. 2024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보니 시상이 마구 떠오른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견문록

바르셀로나의 성당을 보며, 골든아워 (Golden Hour)

바르셀로나

Barcelona, Spain 여행견문록


iPhone 5s, 2017, 사그라다 파밀리아


1.


iPhone 5s, 2017, 바르셀로나의 성당을 보며


바르셀로나의 성당을 보며


아, 황망한 죽음도 막지 못한 수려함은

지상의 어떤 표현도 부족하리라.


과거에 새겨진 잔인한 축복의 생명이

둥근 지중해의 수평선을 본다.


그리고 새겨진 평온한 죽음과 수난은

아름다운 도시를 품에 안았다.


언젠가 새겨질 화려한 심판의 영광은

이미 많은 이의 숨결로 채워져 있다.




2.

iPhone 5s, 2017, 골든아워 (Golden Hour)

골든아워 (Golden Hour)


빛으로 채워진 곳

균형과 조화는 마치 샹들리에처럼

지표면으로부터 대기까지 거꾸로 매달린 채

창문을 통해 자연의 빛이 조금씩


밝은 색의 기둥은 천장과 바닥을 잇는 길

아니면 둘 사이를 가로막은 영원한 시지프스

뼈를 지탱하기 위해 붙어있는 수많은 구조들

그 복잡한 천장으로 뛰어드는 빛


항상 같은 공간에 늘 조금씩 다른 빛

매일이 다른 성당의 빛은

몇 광년 너머의 단 한 번도 같은 적 없는 태양으로부터

그리고 단 한 번도 같은 적 없는 날씨로부터

꾸준히 돌아가는 지구의 자전으로부터

빛이 들어오는 스테인드 글라스로부터


해가 뜨는 동쪽의 창은 울긋불긋 빨강과 노랑이

해가 지는 서쪽의 창은 푸릇푸릇 초록과 파랑이

색의 팔레트를 배치한 설계자로부터

스테인드 글라스를 달았던 인부로부터

그를 만들던 유리공예가로부터


그리고 단 한 번도 같을 수 없는 수많은 관찰자들의 조합으로 부터


수억, 수조, 또는 셀 수 없는 그 많은 가능성을 넘어서

우리는 이곳에.

뾰족하고 반짝한 우주에서 단 한순간뿐인 점으로 존재하는 세계에.






바르셀로나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 성당)에 대해서 시를 지어보았습니다. 바르셀로나에는 가우디가 설계한 유명한 건축물들이 많았는데요.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알록달록하고 둥글둥글한 건물을 보는 게 제법 행복했습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1882년에 착공에 들어가서 지금도 계속 지어지고 있는 건물입니다.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설계한 웅장한 건축물인데요. 건축가가 전철에 치여서 부상을 당했는데, 부상당한 사람이 정확히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심지어 노숙자 취급을 받아서 오래 방치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당시에 얻은 부상으로 병원에서 사망하게 됩니다.


시에서 말하는 탄생과 죽음은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외부 조각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들어가는 문이 위치했던 북동쪽 면은 가우디가 살아있는 동안 완성되었는데, 그곳에는 희망, 자비, 신앙을 상징하는 세 개의 문이 있습니다. 나뭇잎이나 꽃 조각들도 있고, 천사도 있었어요. 예수탄생과 관련한 조각들이 새겨져 있기도 했습니다. 반대쪽에는 수난을 상징하는 조각들이 잔뜩 새겨져 있고 뼈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영광의 파사드는 제가 갔을 때는 따로 보지 못했는데 찾아보니 예수의 영광이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하네요. 영광의 파사드도 설계도 대로 건설하려면 이미 개발된 부지들을 매입해야 한다고 하네요. 이미 관광지로 개발되어 있고, 많은 상권이 들어서 있는 만큼 쉽지 않을 것 같네요.


두 번째 시인 골든아워에서는 성당 내부를 표현했습니다. 빛이 들어오면 성당의 내부가 알록달록하게 물결치는데, 굉장히 아름답습니다. 그 빛들의 일렁임이 단 한순간도 같은 적이 없듯이 우리의 순간들도 소중함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



중간에 한글이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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