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박 크로켓

살찌고 맛있는 채식

by 민성




요즘 이 책 읽고 있어요.

식물과 가드닝,

채식 위주 식단과 다이닝,

단독주택과 인테리어에

관한 글에 흥미를 느끼며

재밌게 읽고 있어요.


아마 이것들이 적절히 버무려진 삶을

꿈꾸는 것 같아요.










채소 위주 식단은 꽤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학교의 법당과 채식당에 몇 번씩 나가보고, 신념과 건강상의 이유로 페스토 친구들을 사귀면서 조금 더 시야가 넓어졌어요.


요새는 동물권과 더불어 환경문제, 그리고 음식 남용이 습관화된 인간에 대해서도 고민하면서 채식을 직접 배워보기로 했어요. 부대에 와서 처음 음식 하는 걸 배울 때는 꽤 많이 힘들었지만, 요새엔 제가 먹을 음식을 직접 할 수 있다는 게 참 다행 스러요. 나를 구성하는 물질 중에 가장 가깝고 직접적인 '식사'에 조금 더 많은 공을 기울이고 마음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산답니다.




오늘이 처음입니다.

나물이나, 비빔국수와 같이 육고기가 들어가 있지 않은 음식을 조리한 경험은 많습니다. 하지만 채식을 해야지! 하고 찬을 준비해본 건 오늘이 처음입니다. 책을 펼쳤을 때, 가장 눈에 띄던 재료인 단호박을 가지고 만드는 크로켓에 도전을 해봤답니다.


추석 당일 이어 가지고, 마트가 문을 여는 10까지 기다렸다 단호박 두통과 체다 치즈, 호두를 사 왔습니다. 파메르산 치즈와 파슬리가 필요하다곤 했지만 여의치 않은 관계로 체다 치즈만 샀습니다.


부엌으로 돌아와 보니 당연히 있을 줄 알았던 밀가루랑 빵가루도 없더군요. 그래서 전분가루랑 튀김가루로 크로켓을 만들었는데, 그 결과는 후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비극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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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박을 재료로 만난 건 처음이었어요! 조금 더 다양한 식자재를 만나보고 싶었답니다.

단호박 손질도 처음인데 껍질이 꽤 단단하더군요. 혹시 크로켓에 도전해보실 분들은 칼질할 때 꼭 조심하세요. 그리고 단호박 푹 쪄주세요! 저는 열심히 쪘지만, 껍질은 익지 않아 씹는 맛이 있어야 한다며 자기 합리화를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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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켓 소?라고 해야 하나? 소에는 단호박과 호두와 체다치즈가 들어갔답니다.

호두를 썼지만, 아몬드를 써도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익은 단호박을 한입 물었을 때 당도가 괜찮으면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아요. 단호박도 이미 달고, 치즈가 약간의 짠맛으로 뒷받침해주니까 자극적이지 않지만 그 맛은 분명히 있더라고요.




그리고 단호박과 치즈를 으깬 후에!

호두를 넣는 것을 추천드려요.

호두를 같이 넣고 으깨버리면

호두가 가루가 되어버려

씹는 맛이 덜하더라고요.


단호박과 치즈의 조합이 꽤나 괜찮아,

이렇게만 으깨 놓기만 해도 먹기 좋은

단호박 샐러드가 됩니다.

별다른 첨가물과 조미료 없이도

풍부한 맛이 나요!


우유를 살짝 섞거나, 약간의 간을 하는 것은

개인의 재량!





빵가루와 밀가루 없이 전분가루와 튀김가루를 쓰니 크로켓보다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튀김이나 전처럼 되어버렸습니다. 덕분에 머리에는 명절 냄새가 배어서 집에도 못 가는데 명절 분위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다음번엔 꼭 빵가루랑 밀가루랑 사 오려고요. 레시피대로 해야지 말입니다. 그렇게 성공적이진 않았지만 경험해봤다는 것에 정말 크게 만족하는 오늘입니다.


아- 기름에 넣고 튀기면 됩니다. 원래 레시피대로면 밀가루 - 달걀물 - 빵가루 해서 기름에 빵가루 조금 떨어뜨렸을 때 보글보글 하면 그때 넣고 튀겨주시면 됩니다. 가정집에서 튀길 때는 반죽을 최대한 납작하게 해 주시면 기름 사용 양을 아낄 수 있다고 합니다.




튀길 때 기름 거품이 벼랑 위의 포뇨에 나오는 거품처럼 서로 강하게 자기주장하는 것 같이 보여 너무 귀여웠답니다.


다음번에는 호박죽이랑 밤호박 스프레드에 도전해보려고 해요. 그리고 루꼴라 수란 샌드 위치하고, 검은콩 와플 하고, 도전해보고 싶은 게 참 많네요. 간간히 도전의 성과를 함께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명절 잘 보내세요! 건강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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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박 크로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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