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까지 사랑해

직장 내 괴롭힘, 끝없는 불안

by 달민

“날 미워하지 말아 달라.”
그 마음의 소리가, 친구에게까지 닿았을까.
너와 함께 있을 때 가장 나다워서 좋았다고,
그 한마디를 끝내하지 못했다.
그 미련이 아직까지도 마음속 어딘가에 남아 있다.


그 뒤로 내 삶은 본격적으로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단어를, 나는 그저 뉴스에서나 들을 뿐이었다.
설마 그것이 내 이야기의 제목이 될 줄은 몰랐다.


한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 일을 겪는 사람들은 마음이 약해서, 혹은 부족해서 그런 거라고.
하지만 아니었다.
약해서가 아니라, 너무 오래 참아서 무너지는 거였다.


일은 겉보기엔 단순했다.
하지만 복잡한 건이 몰리면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다.

나는 늘 긴장했고, 몸은 늘 피로했다.
스케줄 근무라 새벽에 출근하는 날도 많았다.
집에 돌아오면 기절하듯 잠들곤 했다.


실수가 생기면 전화가 울렸다.
그 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그날 밤은 잠을 이루지 못했고, 꿈속에서도 일을 했다.
불안은 내 하루의 기본 배경음이 되었다.


어느 날, 같이 일하던 동료의 친구가 새로 들어왔다.
그 사람은 휴무표를 마음대로 바꾸고,
자기 실수는 감추며, 나와 내 아래 동료에게만 잔소리를 했다.
그들이 아플 때는 내가 대신 나갔고,
내가 아플 때는 눈치가 보여 쉬지도 못했다.


그렇게 1년 반을 버텼다.


참을 수 없어서 팀장님께 여러 번 이야기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조금만 참아보라”는 말뿐이었다.
결국 팀장님은 떠났고, 새로운 대표님이 부임했다.


대표님은 나를 예뻐해 주셨다.
“세상에 나가면 더 힘든 일도 많아.
넌 강한 사람이야. 위로 올라갈 사람이야.”
그 말이 위로처럼 들렸지만,
내 마음은 이미 닳을 대로 닳아 있었다.


회사에게 묻고 싶었다.
왜 단 한 번도 내 입장을 들어주지 않았냐고.
왜 나는 늘 밀려나야만 했냐고.
그 누구도 나를 이해하지 않았다.


내가 낸 퇴직서를 본 대표님은 종이를 찢으며 말했다.
“생각할 시간을 좀 가져.”
하지만 이미 내 마음은 정해져 있었다.


그 시기, 나는 매일 울었다.
그 울음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가까웠다.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
모든 것이 미웠고, 나 자신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회사를 나가면 나는 어디로 가야 하지?’
‘돈도 없는데, 앞으로 뭘 해야 하지?’
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불안감이 몸을 잠식했다.
결국 나는 병원을 찾았다.
이건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마음의 병이란 걸 그때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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