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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rk Oct 23. 2017

인간 노무현의 매력

이창재-노무현입니다

 비록 노무현 대통령 시절엔 내가 중학생이었고, 정치에 관심을 갖기 전인 재수생 시절 돌아가셨기 때문에 평가하기 애매한 부분이 많다. (재수학원에 있을 때 신촌에 노무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됐는데 그때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있어서 죄송스러워서 빈소에 가지 못했다. 나중에 참 후회되더라.) 

나중에 세상을 알고, 정치를 알면서 그분이 좋아지고 시작했고 또 존경스럽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쓰럽기 시작했다. 


 이 영화는 정치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든, 그렇지 않든 재밌는 드라마다. (물론 저쪽 진형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겠지만) 


이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조금은 알았다. 사람들이 왜 노무현에게 열광했는지....


 이 영화가 있기 전에도 노무현을 주제로 한 <무현, 두 도시 이야기>도 있었고 관련 다큐들도 많았다. 그가 가슴 아프게 세상을 떴기 때문에 그를 둘러싸고 있던 이야기들이 더 숭고하고 빛나 보였지만, 노무현이란 사람의 삶은 재밌는 이야기다. 


 청문회 스타가 되고, 3당 합당으로 YS를 떠나고, 부산을 떠나 서울 지역구에 출마를 하고, 한자리 수 지지율에서 대통령이 되고, 기득권과 싸운 모습들은 얼마나 멋진 이야기인가. 물론 문민정부가 들어와서 이야기가 없는 후보는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YS, DJ, 노무현, MB, 박근혜, 문재인까지 하나같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노무현의 이야기는 특별하다.  고흐의 그림이 특별한 것처럼 말이다.  

담담하게 영화를 보던 중, 담담하게 노무현 대통령과 추억을 이야기하던 조기숙 교수가 갑자기 울컥하는 장면에서 나 역시 울컥했다. 감정을 고조시킨 후에 꼭지를 트는 게 아니라 갑자기, 뜬금없이 추억을 되새기다가 갑자기 오열하시는데, 예고 없이 넘치는 감정에 한 대 얻어 맞으니 추스리기가 더 어렵더라. 


 이 영화는 정치적 영화가 아니다. 그냥 꼴찌 스포츠 팀이 어떤 계기로 우승까지 하는 감동적인 (혹은 뻔한) 성장 이야기이다. 그런 스토리와 다른 점은 해피엔딩이 아니라 비극으로 끝난다는 점. 하지만 다행인 건 그의 친구가 새로운 해피엔딩을 만드려고 한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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