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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술 - 박스파클링와인?!

하얗고 매끈한 박속이 풀어내는 향

<박술>

박요리를 할 때 긁어낸 속으로 청을 담궜다. 음식에서 비쥬얼이 중요하다고 생각 안 하는 편이지만 이 뽀얗고 말간 박청이 어찌나 섹시하게 느껴지는지 말이다. 과일이나 다른 것에 비해서 산도가 낮은 편이라 그런지 향도 서늘하고 은은하며 약간 씁쓸한 느낌마져 있는데 이게 다른 청들과는 다른 특별한 매력. 이걸로 음료를 만들어서 대호평 일색이다.


그래서 한 걸은 더 나아간 것이 박술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박청에다가 물을 부어 농도를 맞춘 다음 효모를 투여하는 것. 당도계가 없어서 정확한 당도 측정은 어렵지만 재료와 설탕을 1:1로 쓰는 보통의 청의 경우(이 경우도 그렇다) 당도는 대개 50브릭스 남짓. 여기에 물을 100% 넣으면 25브릭스 남짓하고 이것이 완전발효 되면 알코올은 브릭스의 절반인 12~13도 정도가 된다.

이 술도 알코올 만들기보다는 산뜻하고 즐거운 스파클링술 만들기로 도수는 3~4도 정도가 목표.

좀 더 기술적으로 자세한이야기는 아래의 '레몬술과 로즈마리' 글에 나온다.


https://brunch.co.kr/@alteractive/107

<솟아오르는 탄산>

물 100%에 적당한 환경은 섭씨 25도 정도. 가게에서 밖에 두면 밤에는 25도 이상은 잘 안 오를 거고 낮에는 냉방의 온도가 25도니까 얼추 맞는다. 25도보다 좀 낮거나 높아도 상관은 없다. 미생물의 활동 정도가 달라지는 것 뿐.


밖에 둔 지 4~5일 되었나. 실은 3일쯤 전에 이제 거의 되었네... 했는데 깜빡하고 한 이틀 더 방치를 한 것. 뚜껑을 열자 탄산이 엄청 치고 오른다. 사진에는 탄산이 많이 죽었는데 처음 열었을 때는 넘칠까 염려될 정도로 올라왔다. 느낌적으로 이 탄산이 과하다. 아마도 내가 원하는 것보다 더 발효가 되었을 것.


조금 따라서 시음을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다. 도수가 5~6도 정도인 것 같고 단맛이 있는 중에도 제법 쓴 맛이 있다.  탄산이 웅장해서 시원한 맛은 있지만 원하는 결과는 아니다.  어서 냉장고로 직행. 사람 취향따라 이런 술이 더 좋다는 경우도 있고 기분에 따라서도 달라지니까, 오시는 손님들 중 맞을 것같은 분들께 서빙하면 된다.


박보다 청이 만들고 싶어서 박을 하나 더 사왔으니 입맛에 맞도록 다시 한 번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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