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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초절임

초절임 맛도 최고인 참다랑어, 그리고 사라다

간만에 어시장에 나갔더니 참치가 올라와 있네. 자연산만 취급하는 어민수산시장은 며칠 사이에 완전히 철거하고 지붕을 새로 올린다고 하고, 그 옆의 좌판 풍물시장으로. 여긴 자연산만 파는 게 아닌 곳이다. 하지만 양식 안 되는 어종들이야 안 물어봐도 자연산이지. 여기 이 참치, 참다랑어 새끼 처럼.


참다랑어 양식은 일본에선 이미 상업화가 되었긴 한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단계가 좀 남아있는 듯. 강릉 앞바다에 심심챦게 올라오는 참다랑어는 자연산이 맞다.


사진의 참다랑어는 무게로는 3Kg 정도 되나. 가격도 착한 편이다. 이보다 두 배쯤 큰 것은 가격이 서너 배가 뛴다.


<덤>

참치 새끼는 일본에선 메지마구로라고 부르며 초밥이나 횟감으로 쓴다. 마블링 같은 것은 기대할 수 없고 전신이 큰 참치로 따지면 아까미 같은 느낌이지만 눈에는 안 보여도 기름기가 없는 생선은 아니다.


참치 손질하다 보면 거의 세 번에 두 번은 이렇게 덤이 딸려온다. 주로 고등어나 오징어인데 오늘은 오징어와 고등어 둘 다가 왔다. 통째로 삼킨지라 형태는 거의 완전한 편. 사진에 잘린 것은 칼질에 잘린 것이다. 이걸 먹기는 좀 찜찜함.




<소금에 절이기>

손질 요령은 방어나 비슷하다. 껍질은 깎아내는 것은 이런 정도 사이즈의 참치에선 딱히 필요하진 않다.

소금에 파묻도록 하라는 경우도 보이는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딱히 못 느낀다. 그냥 소금을 표면에 잘 문질러주는 것으로 충분한 듯. 소금이 녹아서 별로 안 쓴 것같이 보이지만 알고보면 사용량은 이렇게 해도 꽤나 많다.


소금의 사용은 짠 맛을 내는 것이 아니라 수분을 배출하는 것이 목적.


<3일차>

3일 후에 이런 상태가 되어있다. 고등어는 2~3일 정도 지나면서 맛이 들기 시작하고 참치는 실은 3일로도 아직 제 맛이 안 들었다. 거의 일주일 정도 걸리는 듯.

<뭐라고 부를까>

그래도 뭐 맛은 좋다. 사람 취향에 따라서는 이 상태가 더 좋다는 경우도 있을 거다.

참치는 6~7미리 정도 두께로 자른다. 초절임이지만 두꺼운 참치는 속까지 촛물이 베어들지는 않는 편이고 그게 묘미다. 그런데 이게 비려서 싫다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그래서 궁리해낸 것이 이 음식이다.


우선 '감자찰옥수수 사라다' 를 밑에 깐다. 이 사라다가 고소함과 초절임과는 다른 식감을 만들어준다. 그리곤 표고를 참치보다 살짝 얇게 썰어서 참치 초절임 사이에 끼워넣는다. 이걸로 완성. 치 음식은 뭐라고 부를까 작명을 고민 중이다. 재료의 사용이나 요리법 같은 것들이 상당히 동해안 다이닝에 맞는 것 같다.


감자 찰옥수수 사라다에 대해서는 아래 브런치글을 참조하시고...


https://brunch.co.kr/@alteractive/117



<단면도>

단면을 보면 이렇다. 바깥쪽은 초에 단백질이 익어서 흰 빛이 돌고 가운데는 촛물이 안 배어들어서 붉은 살이 선연하다. 이 겉과 속이 다름을 즐기는 것이 포인트. 참치는 거의 한 달을 두어도 가장 안쪽은 촛물이 안 베어든다.


<이렇게 한 입>


갓 지은 밥반찬으로 먹었다. 이렇게 3in1으로 한 입. 신 맛과 감칠맛에 고소함과 담백함, 표고의 향까지 어우러져서 복합적인 맛과 식감이 잘 표현된 요리다. 여기에 깻잎을 얇게 썰어 올리는 것은 거기에 한 가지 레이어를 더하는 방법.

고등어초절임도 충분히 맛있지만 역시 방어가, 방어보단 참치가 더 맛있다. 사실 이 새끼 다랑어는 회로 먹자면 특히나 쉬이 지루해지기 때문에 초절임이 최적화로 먹는 법 아닌가 한다. 이렇게 사라다와 표고 같은 몇 가지를 더한 것은 봐도봐도 잘한 결정인 듯.


참치로 초절임을 한 것은 방어 초절임을 다 먹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촛물은 방어초절임 촛물을 그대로 썼다. 본래 이 촛물은 계속 쓰고 줄어들면 양을 보충해가면서 몇 년이고 갈지 않는다. 이 촛물에 대해서는 또 아래 글을 참조하시길.



https://brunch.co.kr/@alteractive/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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