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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 손질하는 법

무릇 작은 생선을 손질할 때는

임아~트에 가끔 간다. 강릉에서 다른 곳에선 구하기 힘든 박래품(舶來品)들 사러 한 달에 한 번 정도. 마침 상품권도 생겼다. 


생선은 보통 마트에선 절대 안 사는 품목인데 이날은 전어를 보고 냉큼 집어들었다. 전어는 동해안에선 잘 안 잡히니 어시장에서도 볼 수가 없고 가격도 이만하면 산지도 아닌데 앉아서 먹는 것으론 큰 불만이 없는 가격.

전어도 예의 작고 가시가 많은 생선이다. 하지만 가시가 좀 정리하기 쉬운 편이고 이런 사이즈에서는 뼈째 썰어 세꼬시로 먹어도 되기 때문에 횟감용으로도 수요가 있는 편. 특히나 초밥으론 고급 식재료에 속한다.


전어 손질은 사이즈가 작다 보니 어렵다기 보단 손 가는 것에 비해서 나오는 게 적은 편이라는 느낌. 하지만 싱싱한 전어니까 몰개성하게 구이로만 먹지는 않으려고 한다. 그러자면 손질이 필수.


우선 머리와 등, 배지느러미를 잘라준다. 이건 가위로 하면 된다. 잘 드는 가위만 있으면 칼로 하는 것보단 쉬운 편이다.


사실 이런 사이즈면 등과 배의 지느러미도 크게 거슬릴 것도 아니지만. 나 같이 무신경한 사람들은 그냥 씹어 먹어도 전혀 문제를 못 느낀다.


어쨌거나 손질법으론 등과 배지느러미를 가위로 잘라낸다. 그리고 나면 등쪽으로 칼을 넣어서 포를 뜬다. 생선을 3장뜨기 할 때는 보통 배꼽(항문)에 칼을 넣는 방식이 많은데 손바닥 사이즈의 작은 생선들은 등쪽으로 칼을 넣는 것이 내장을 안 상하게 하기가 쉽다. 전어뿐 아니라 볼락(열기)도, 청어 새끼도 같은 원리.


큰 셰프나이프는 포를 뜰 때 쓰고 이제 포 뜬 것을 손질하기 위해서는 작은 나이프가 필요하다.

이 쌍동이칼은 과도로도 쓰는데 사실 과도보다도 작고 얇은, 낭창낭창한 칼. 카빙을 한다거나 할 때 유용하다. 이렇게 작은 생선의 내장과 장막을 정리하는 데에도.


이렇게 포가 떠진 생선을 보면 배쪽으로 검은 장막과 내장이 있다. 브런치는 사진 크기가 너무 크면 자동으로 자르는구나 ㅠㅠ


내장을 살살 긁어내고 검은 장막도 긁어내준다.  큰 칼로도 해봤는데 역시 자칫하면 살이 너덜너덜 해지기 십상. 실패한 예의 사진도 첨부한다. 그런 이유로 잔가시는 굳이 제거하려 할 필요 없다. 


잔가시에 대한 집착이 불러온 결과다.


일부는 초절임을 하고 한 마리 정도는 뼈째 썰어서 회로 밥반찬을 삼았다.

전어는 붉은살 생선의 특징이 많은데 고등어나 삼치 정도로 기름기가 많지는 않지만 살이 얇아서 고소하기로는 오히려 윗길. 초절임으로 먹어도 정말 맛있다.


집나간 며느리는 아마 시어머니가 안 주는 전어 먹으러 나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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