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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박원명 스시&참치

7군 코리아타운에서 초밥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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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시 7군의 코리아타운은 LA나 시드니 같은 곳과는 비교도 안 되는 규모. 한국으로 따지면 거의 어지간한 법정동 하나 크기가 넘는 것 같다. 이곳 상권은 어떻고, 비지니스 관행은 또 어떻고, 부동산 계약은 어떤 식으로 하며 등등을 들으며 눈길 가는대로 헤매다보니 금방 시간이 갔다. 더운 날씨에 땀이 많은 체질이지만 음료수 달고 따라다니면서 이것저것 배웠다.


지나가다 "저기가 내가 하던 데야"하고 가리키는데, 개업한 지 얼마 안 되어 코로나로 힘도 못 써보고(여기는 완전 영업 중단조치였다고, 그런데 현지인들은 또 어떻게 연줄로 영업을 하기도 하고...) 물러난 상황을 알아서 내가 미안한 심정이었다.


점심을 어쩔까 하다가 이곳으로. 무상군의 초이스인데, 여기서 한식/일식은 어떻게 하는지 경험치 쌓는 의미로는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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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한국에 버금가게 비싸다. 그것이 베트남에서 식음료 비지니스의 딜레마라고. 재료를 한국산 수입해서 쓰거나 하면 원가도 한국 같이 나오고 따라서 최종 가격도 한국하고 별 차이 없어지고, 현지화를 하기엔 외국음식이라 쉽지 않고 하다고. 그래서 베트남 현지인들에겐 너무 비싸고 한국인 등 외국인들 상대로 하기엔 시장이 너무 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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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론 현지화를 목숨걸고 하면 안 될 것 없다는 생각이다. 현지에서 조달한 재료로 변형시켜가며 하면 그게 맛도 더 날 것이고 원가도 절감되고, 결구 창의적인 요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고.

여기서 한국 대기업 제품 써서 고향의 맛을 내면 물론 그 수요는 있겠지만 솔직히 그맛이 그맛인데, 현지 감각으론 비싼 돈 내려는 사람도 빤할 것이고. 적어도 나는 비싼돈 주고 대기업 맛을 볼 생각은 없다.


그것과는 별개로 스시용 생선은 현지에서 조달이 힘들다고 한다. 일본이나 한국 해역에서 잡히는 생선들 여기선 대부분 안 잡히고, 날 것으로 먹기엔 대개 맛도 없다고 한다. 그러니 이런 스시부터가 현지화를 각잡고 연구하면 성과가 있을 것 같은데... 말 같이 수운 일 아닌 건 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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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밀국수를 먹으면 한국제품 수입해서 한다는 말이 딱 이해가 간다.

서플라이체인이라는 것이 외식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계기, 그리고 언젠간 베트남 같은 곳에서 주방 차려놓고 요리 연구 좀 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불끈한 한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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