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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요리 반찬으로 점심 먹기(두부, 청국장, 취두부)

콩만 있어도 잘 먹고 삽니다


이 청국장은 얼터렉티브 살롱 근처의 수예편물점(외에도 여러가지 하는)에서 사온 사제 청국장이다. 사천의 어느 고수께서 '싸제'로 생산하시는 것인 모양인데 맛이 상당히 훌륭해서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주시길 바라게 되었다. 국산콩을 쓴다는데 가격도 착한 편이다.

 

하지만 아물 맛있어도 청국장을 몇 번 끓여먹었더니 조금 물리는 느낌이라...



이번엔 이렇게 야채와 두부를 넣고 청국장 소스를 만들어 볶는 느낌.

이게 청국장을 끓이는 것과 뭐가 다르냐하면... 본질적으론 다른 게 없다. 볶고 나서는 물을 추가해서 제법 찌개나 국 같은 상태가 된다. 다만 청국장을 끓인다고 했을 때 이렇게 대량의 양파나 파를 넣을 생각은 들지 않는데 볶을 생각을 하면(그런 생각 자체가 잘 안 들긴 하겠지만) 양파나, 파나, 마늘이나, 엿튼 뭐라도 그렇게 어색한 느낌이 아니라는 것.

 


이것은 고이 만들어둔 취두부. 이때만 해도 아직 불쾌한 느낌이 들 정도는 아니었다. 한창 잘 익었을 때는 한 조각을 내면 서너명이 반도 다 안 먹고 접시가 돌아올 정도고 비위가 어지간하다는 나도 이건 좀 심하다 싶었으니까 ㅋㅋㅋ



두부를 눌러 물기를 어느 정도 제거하고 소금물에 담그면 끝인데 이렇게 물기 빠져나간 자국이 남았다는 것 자체가 아직 취두부로서는 미숙하단 증거. 완숙되면 크림이나 치즈 같이 몽글해진다.



청국장 볶음은 이렇게 보면 청국장 찌개로 보아도 이상할 것 없다. 맛도 결국은 청국장이 지배하는 것. 다만 이런저런 채소가 더 들어간 것 뿐이다.

디테일하게 말하자면 다때려넣고 삶는 것과 기름에 좀 볶은 다음에 물을 첨가하는 것의 차이는 분명 있다. 개인적으론 아예 청국장 끓이는 법을 바꿔버리고 싶을만큼 만족했다.



의도한것은 아니지만 김치에 약간의 젓갈이 들어간 것을 빼면 거의 비건식단이다.

맛으로나 영양으로나 이 정도면 빠지는 것이 없다. 채식은 요리를 자기가 하지 않으면 참 어려운 길이 된다. 한국만 아니고 외국 가봐도 비건식단 같은 것은 드믈고 비싼 경우가 대부분. 입장을 바꿔보면 비건들은 훌륭한 요리사가 될 좋은 조건에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채식단을 하고나면 속이 편하고 금방 배가 꺼져서 또 더 먹을 수 있어서 좋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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