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아꾸아 빳짜(Aqua Pazza)

미친 물이라는 이름의 생선요리

아꾸아 빳짜, 미친 물이라는 이름이란다. 무슨 이상한 칵테일이나 그런 것이 아니고 생선찜 같은 요리다. 부야베스와도 상당히 비슷한. 어디 미친 것은 커녕 펑키한 요소도 딱히 안 보이는데...


흰살 생선을 쓰는데 이날은 강릉 한주미식회의 주제가 대구라서 대구로. 생대구를 쓰는 것이 정석이겠지만 반건 대구를 쓰기로 했다.



회원 중 솜씨 좋으신 분이 기증해주신 단호박막걸리를 와인 대신 쓰기로. 산미가 팡팡 터지면서도 단호박의 단 맛과 곡물과는 다른 고소함이 느껴지는 술.



양파, 다진마늘, 방울토마토 넣고 볶다가 대구 투하. 기름은 물론 올리브유고 소금후추간을 해서 적당히 볶는다.


육수는 마침 냉장고에 남아있던 째복을 우린 물에 토마토 퓨레 보강한 것. 끓어오를 때 쯤 되면 아까의 단호박 막걸리를 한 컵 정도만 붓고 알코올 날릴 정도로만 더 익힌다. 월계수잎은 클리셰지만 토마토소스에는 언제나 잘 맞는 선택.


다시 봐도 부야베스와는 막국수와 냉면 같은 관계. 결정적인 구분이 뭔지 모르겠다. 


'미친 물'이라는 이름의 기원은 제법 많은 허브와 향신료가 들어가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는데 그런 정도로 미쳤다고 부를 일인가. 원래는 선상에서 바닷물을 재료로 요리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그나마 설득력이 좀 있을까말까 하긴 하다. 바닷물만 가지고 요리했으면 상당히 짜서 와인이던 향신료던 대량으로 때려부어야 했을 것이고, 거기서 밸런스가 좀 깨지면(아마 거의 늘 그랬겠지) 향이 강한 재료들이 제멋대로 달려나가서 미친(요리사라면 미치겠는) 느낌은 있었을 것 같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