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로도 좋고 튀겨 먹기에도 좋은 보리멸
보리멸은 강릉에서 자주 보이는 생선은 아니다. 남해와 동해안 남부에 주로 서식한다는데 온난화 영향으로 올라왔는지 어떤지. 주문진 어민수산시장이라면 자연산만 취급하니 확실한데 여기 농협 하나로마트는 수입산도 많이 파는 곳이고 연안에서 잡히는 어종도 많이 취급해서 내력이 어떤지는 알 수 없다.
대만에서 냉동한 보리멸을 수입해다 해동해서 파는 경우도 많다는데, 일단 라벨에 국내산이라고도 되어있고 신선도 자체가 해동은 확실히 아니다.
보리멸은 25Cm 정도면 국내산으론 큰 것이라고 한다. 이날은 크면 20, 작은 것은 15Cm 내외의 사이즈. 보리멸회나 초밥이 일본에선 상당히 고급으로 평가받고, 나도 보리멸을 회로 먹은 것은 일본 어디선가의 초밥집이던가 가이세키 요리집에서였던 것 같다.
크기에 비해 비늘이 제법 많은 편. 칼로 대강 긁어준다.
처음에는 회로 먹어보려 했는데 못 먹을 것은 없지만 횟감으로 이상적이지는 않은 상태다. 살짝 비린 기가 돈다. 바닷가 살다 보면 기준이 높아진다.
이 친구도 뱃구리가 작은 편이다. 회나 초밥용으론 여기서 포를 떠내야 하는데 나는 튀겨먹기로 결정해서 이 정도 잔뼈는 씹어버리겠다는 패기로 ㅋㅋㅋ. 횟감용이나 네타용으로 포를 뜨려면 20센티 정도는 되는 크기여야 좋을 것 같다. 머리, 꼬리 잘라내고 나면 거의 반토막 나는 것이 생선이라.
그래도 배를 갈라서 내장과 근막은 긁어내준다. 이렇게 하고 소금후추간 하면 준비 끝.
그런데 반죽 만들고 하다보니 깜빡한 모양으로 정작 튀김 한 사진이 없네.
같이 사온 갑오징어도 튀겨서 먹었다. 갑오징어 튀김은 처음인 것 같은데 살이 야들해서 씹는 맛도 좋고, 뜨거운 튀김을 차가운 막걸리와 같이 먹으면 좋은 조합이다.
서울 같은 데서라면 회로라도 내갈 신선도의 보리멸. 당연히 튀김도 맛있다. 담백한듯 하면서도 꾸준히 고소한 맛이 올라온다. 야들야들한 갑오징어는 말할 것도 없고. 튀김옷은 생선이 작으니 일본식으로 두껍지 않게 하는 방법을 썼는데, 사실 피쉬엔칩스식으로 두터운 맥주바터를 썼어도 스낵 느낌으로 맛있었을 듯.
보리멸은 자주 보는 생선이 아니라 글 쓰다보니 더 그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