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벼도 토종벼라고는 하나 내력을 알 수 없는 미스테리의 쌀이다. 조선도품종일람에도, 국립유전자원연구원의 데이터베이스에도 기록되어있지 않다.
알음알음, 손에서 손으로 전해져내려오던 토종쌀 품종이고, 토종쌀이 조선도품종일람에 기록된 1451종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중생종이라지만 이삭이 팬 날짜라던가 벼꽃이 핀 날짜를 보면 오히려 조생종에 가까운 듯. 설명에도 아가벼는 일찍 이삭이 패는 것이 이유일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친환경 비건 화장품에도 사용된다니, 아가벼는 앞으로도 계속 재배될 전망이 있다.
쌀알은 아가아가 하진 않고 제법 사이즈도 있고 가끔은 검은 줄무늬가 있는 쌀알도 있다. 그리고 아밀로팩틴 성분이 많아서 나타는 하얀 쌀알의 비율도 제법 된다. 찰기가 있는 쌀이라 짐작할 수 있다.
아직도 더위가 남아있는 때에 돌솥에 물은 보통으로. 약간은 수분이 있어야 찰기가 잘 살아날 것이라 짐작한 탓이다. 찰기는 귀도보단 좀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그래서 물은 귀도에 비해 미미하게 더 많고.
밥을 짓는 데 특별한 향은 없다. 처음의 생쌀냄새, 그리곤 단백질이 익는 구수한 냄새가 지나고, 오늘은 누룽지 탐구의 날이 아닌지라 바로 불을 줄인다. 밥은 의도대로 잘 나왔다. 역시나 귀도와 비슷하게 찰기가 좋은 밥. 은은한 단맛은 토종쌀의 공통 특징이고, 윤기는 물을 조금 더 주었으면 더 나왔겠지만 실은 이건 시각의 만족을 위한 부분이 더 커서 더 이상은 신경쓰지 않는다.
아가벼도 밥쌀로 이상적인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데 생산량이 더 많고 이름도 알려진 귀도와 경쟁이 있을 것 같다.
예상된 특징을 정확히 살려낸 오늘의 밥짓기는 88점.
까락이 제법 무성하고 또 붉다. 낱알의 색은 처음 미색에서 황색으로 점점 짙어져 간다. 아가벼가 무성하게 자란 논은 얼마나 아름다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