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나의 Best friend로 만들기
평평한 도토리숲의 안락함과
굽이굽이 흘러내리는 계곡물의 다정함
다람쥐, 딱따구리, 풀벌레, 꽃 들이 조용하게 함께 살아가는
작지만 아름다운 세상, 시흥계곡
그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놀면서
아이들도 저도 자연을 통해 삶의 모습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공감하며
그렇게, 서서히 자연과 사랑에 빠지면서
주어진 삶과도 사랑에 빠져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진정 사랑하려면 공감해야 하고
공감하려면 이해해야 하고
이해하려면 오랜 시간을 편견 없이 지켜보며 배워야 하는데
삶에 평안한 날, 고통이 밀려드는 날, 슬픈 날, 기쁜 날들이 있듯이
숲에도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이 있고
맑은 날, 폭우가 오는 날, 단풍 드는 날, 번개 치는 날들이 있답니다
편안하게 숲 길을 걷다가 갑자기 비바람이 불거나 말벌들이 덤벼든다고 해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줄어들지는 않겠죠
다만, 잠시 혼나서 정신이 사나워지고 투덜대기는 하더라도
지나가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마음이 가라앉게 되고
두려움이 안도감으로 바뀌면서
가슴 바깥으로 밀려갔던 사랑이, 가슴 가운데로 다시 밀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산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이러한 산의 다양한 모습 때문에, 더욱더 산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져가는 것을 경험하게 되죠
삶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살면서, 갑작스러운 고난이 닥쳐와서 힘들어졌다고 해서
삶을 원망하거나 슬퍼하며 좌절하는 것에만 머무르고 무너진다면
그건 마치, 산을 몇 번 만나보지 않은 초심자들처럼
삶이 주는 당장의 고통에 휩싸여서 삶이 주는 더 큰 사랑을 보지 못하기 때문일 거예요
삶은 마치 산이 우리에게 그러하듯이
당장의 고통에 대해, 특별히 쓰다듬어주거나 달래주지는 않습니다
그저 늘 산이 거기에 있듯이, 삶도 거기에 있을 뿐이죠
그리고, 당장의 비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다시 찬란한 햇살이 온 숲을 비출 것이라는 것을
말없이 그저 그러함으로써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오랫동안 산을 사랑하면서
산에게 무언가를 바라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저 산의 모습을 꼼꼼히 관찰하면서
그가 가진 위대한 지혜를 보고 배울 수 있는 것을 허락해 주는 것에 감사해 왔습니다
삶에 대한 우리의 태도도 마찬가지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게 주어진 삶의 모습을 꼼꼼히 관찰하고 배우면서
삶이 가진 위대한 지혜를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허락해 주는 것에 감사하며 사는 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삶을 사랑하는 방법이고 행복하게 그 안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마치 우리가 산을 사랑하듯이 우리의 삶을 사랑할 수 있다면
삶은 그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마음과 사랑이 가슴 가득히 밀려와서 가슴을 가득 채우는 행복감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