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아름다움을 Max로 느끼는 법
우리는 자연을 아름답다고 합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진심으로 아름답다고 하겠지만 대부분은 그저 그렇다고 하니까 그런가 보다 하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요.
그럼 제가 생각하는 자연은 아름다울까요??? 네, 단언컨대 아름답습니다. 그것도 아주 살 떨리도록 가슴이 벅차올라서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처음 숲에 가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초등학교 이학년 무렵이었던 것 같습니다. 살던 곳이 마침 도봉산 아래여서 도봉산을 내 집 앞마당 드나들듯이 다녔죠. 주로 외할머니를 따라 약수를 뜨러 다녔고, 친구들과 계곡을 넘나들며 장난치고, 가파른 산길을 허접한 자전거로 내려오다가 한쪽 허벅지 바깥살을 모두 쓸어버린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리곤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서 암벽도 타고 육십 리터 확장형 배낭도 메고 다니면서 제법, 전문가스러운 산행을 하고 다니기는 했지만, 그때 느꼈던 감정도. 눈물이 날 정도의 감정적 격렬함 까지는 아니었습니다. 그저 아~ 시원하다. 경치 좋~네. 이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제게 산은 그저 등짐 지고 뛰어다니고, 바위 타고, 텐트 치고 친구들과 음악 들으며 쿨한 척하던 그런 곳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십 년 정도 독일에 다녀오는 동안, 숲이라고는 평평한 독일식 발트만 경험했습니다. 독일 북부의 뮌스터 근처에 있던 숲들은 죄다 봉우리가 없는 평지의 숲이었죠. 제법 나무도 빽빽하고 큰 동물원 옆이라 사자소리, 하이에나소리도 간간이 들리는 멋진 곳이었지만, 그곳에서도 숲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껴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삼십 년 정도 숲언저리를 맴돌며 살다가 마흔이 되어서, 귀국 후 작업실을 얻었던 곳 근처에 수락산이 있었고, 늘 하던 대로 다시 산에 갔을 뿐인데, 어느 순간 평범하기 그지없는 수락산의 숲길 한가운데에서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감정들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그동안 경험했던 다양한 행복감이나 쾌감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레밸의 거대한 충만감. 행복감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달라서 이후 수년간 그 감정에 어떤 이름을 붙여볼까 고민했었는데, 제 결론은 충만감이었습니다.
가슴 가득하게 밀려들어오는 기분 좋음. 갑작스럽게 주변의 나무와 바위들이 만들어낸 평범하기 그지없을 풍경이 천 예의 절경으로 느껴지는 느낌의 폭풍우 속에 갇힌 기분. 그 아름다움이 가슴으로 들어와서 내 몸을 타고 발을 디딘 땅으로 끝없이 흘러내리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그 순간, ‘아, 나는 숲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숲해설가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충북대 산림치유과 박사과정에 등록하면서 숲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제 지나간 삶의 이야기가 돼버렸네요. 여하튼, 저는 숲의 아름다움을 가슴 절절하게 느껴봤던 사람 중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후 다른 숲을 돌아다니며 직업적으로 숲에 가면서부터는 그 강렬한 감정이 다시 오지 않아서, 어떻게 하면 그걸 다시 맛볼까 고민하며 지냈었죠. 그러다가, 어느 순간 다시 그 기분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들려드리고자 하는 이야기가 바로 그 방법적 knowhow입니다.
그런데, 두서없이 써 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글이 좀 길어지고, 제게 주어진 시간이 다 되어버렸네요. 아쉽지만 다음 글에서 그 구체적인 노하우를 공유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글까지 모두 안녕히 살아가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