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인생은 끝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김덕영의 인문학 여행' (53)
'갈등의 본질에 관하여...'
'갈등이란 무엇인가?'
지난 7월 1일 토요일, 서촌의 골목길에서
열렸던 강연 '가지 않은 길로 가자' 시간에
의외로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보여주셨던
부분이 바로 '갈등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끝없는 선택의 연속입니다.
수많은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들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중요한 선택일수록 쉽게 어느 한쪽을
결정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무엇이 우리의 선택과 결정을 방해하는 것일까?
왜 우리는 갈등하는 것일까?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습니다.
실제로 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이기도
하고, 또 쉽게 어떤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분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느꼈던 것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갈등'을 한다는 것은
왼쪽과 오른쪽 길 중에서 어느 한쪽 길을
결정하지 못해서 갈팡질팡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뭔가를 진짜 모르면 고통도 없습니다.
인간이 고통과 번뇌를 느끼는 것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순간입니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갈등'의 순간이란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으로 한쪽을 이미 선택한 가운데
선택하지 않은 다른 한쪽의 미래와 결과를
모르는 것에 대한 불안과 고민이
'갈등'이라는 형태로 외화되는 것이죠.
진짜 아무것도 모른다면 갈등할 리도 없다는
뜻입니다. 당연히 선택 때문에 갈팡질팡할
이유도 없죠. 고민도 없는데 뭘 고민할까요...
따라서 갈등이란 '나'는 이미 둘 중에서
어느 한쪽을 결정해 놓은 상태에서
'내'가 선택하지 않은 다른 한쪽에 대한
비교를 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제 얘기는 뭐하러 시간 낭비 하냐,
이겁니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세요.
그냥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선택하면 됩니다.
시험 볼 때 처음에 쓴 답이
고민 고민 끝에 여러 번 다시 고쳐 쓴 답보다
정답일 확률이 훨씬 높다는 건 이미
많은 분들이 경험했을 것입니다.
맨 처음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그 마음속 소리가 정답일 것입니다.
차라리 고민만 하고 시간 낭비하지
말고 실천을 위해 현실 속으로
몸을 던지는 게 현명한 일일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세 번의 강연 모두
성원을 이뤄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강연은 두 달 정도 후에 있을 예정입니다.
아주 재밌는 아디이어가 하나 떠올랐거든요.
열심히 공부해서 재밌는 강연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글: 김덕영 (다큐멘터리 PD, 작가)
작가는 서촌 통의동에 있는 작업실 겸 까페, 와인 바(김PD의 통의동 스토리)에서 조금은 색다른 방식으로 창작 활동에 전념하면서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작은 음악회와 강연회, 책을 읽고 토론하는 인문학 아카데미까지 일상의 작고 소소한 행복을 찾으려는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