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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원의 빛 강성화 Aug 14. 2022

엄마가 챙겨 온 자두 다섯 알(feat. 엄마의 사랑)

엄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지난 6월, 엄마의 유방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건강 검진하다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좀 더 큰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아보란 말에 인근 지역 병원으로 갔고 결국 유방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대학원 기말고사 마지막 날이자 해외 학술제 가기 바로 전날이었습니다. 엄마가 얼마나 큰 산 같은 존재인지 새삼 느꼈던 날이었던 듯합니다. 마음이 무너진다는 표현이 실감이 났던 그런 날이기도 했습니다.


엄마와 통화할 땐 의술이 좋으니 너무 걱정 말라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통화를 마친 후 얼굴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눈물은 한참 동안이나 계속되었습니다.


다음 날 해외로 가는 막내가 마음에 걸리셨던지 나는 괜찮으니 아무 걱정 말고 잘 다녀오라던 당신. 그런 상황에서도 자식 먼저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이 전해져 눈물의 온도가 더 올라갔던 듯합니다.


엄마의 소식에 마음이 무너졌던 사람은 비단 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엄마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왔던 언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니 온 가족이 그랬을 것입니다. 우리에겐 마음을 추스르고 현실을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 깊은 슬픔, 같은 마음 >




엄마는 수술을 받기 전 몇 차례 정밀 검사를 위해 둘째 언니와 함께 큰 병원으로 올라오셨습니다. 엄마를 보기 위해 병원으로 찾아갔던 날, 엄마는 열 번째 손녀인 제 딸과 늦둥이 막내인 저를 위해 텃밭에서 키운 예쁜 자두 몇 알을 가방에 챙겨 오셨습니다.


< 빨간 자두 다섯 알, 그리고 엄마의 사랑 >


엄마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는 길, 빨갛게 익은 자두 다섯 알을 보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집에 돌아와 딸에게 가장 예쁜 자두를 건네며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린아, 이건 그냥 자두가 아니라
할머니의 사랑이야.
그 자두나무에서 엄마와 린이를 주기 위해
가장 알 굵고 예쁜 자두를 따서
이렇게 가져오셨을 거야."


엄마의 사랑은 늘 그랬습니다. 주고 또 줘도 항상 더 많이 주지 못해 미안해하고 아쉬워하시는.. 수술 날짜가 정해졌던 소식을 듣고 달력에 수술이란 말 대신 써놓았던 말이 있습니다.


우리 엄마 건강해지는 날!
사랑해~♡

< 엄마, 다시 건강해지세요~! 사랑해요~♡ >


 수술하기 바로 전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우리 새끼 내일 소풍인데
김밥 싸 줘야지~! 생각하고
수술 마치고 얼른 깨어나야 해~!
사랑해~♡


혹여나 수술 후 늦게 깨어날까 싶어 내심 걱정이 되었던 것입니다. 막내딸의 애교에 엄마는 환하게 웃으시며 수술실로 향했습니다. 엄마의 수술을 기다리던 그 시간. 살면서 무언가를 위해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순간이 없었던 듯합니다.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마쳤습니다. 엄마가 81세 고령이라 수술 자체가 걱정이었는데 큰 고비 하나는 넘겼습니다. 비록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이 남아 있겠지만, 지금까지 그래 오셨던 것처럼 잘 견디고 이겨낼 거라 믿고 있습니다.


퇴원하는 날, 캐리어를 끌고 당당히 서 있는 엄마 사진을 몇 번이나 보고 또 봤습니다. 저렇게 서 계신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제겐 큰 선물이자 감동이었던 것입니다.


5남매 키우면서 자식들 앞에서 힘들다, 아프다 내색 한번 하지 않으셨던 당신.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어 보니 엄마처럼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엄마가 얼마나 강한 존재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엄마, 엄마가 내 엄마라서
참으로 감사하고 행복해.
지금까지 건강하게
우리 곁에 함께해 줘서 정말 고마워.
우리 엄마 긍정적이고 강한 사람이라
잘 견디고 이겨낼 거라 믿어.
우리 린이 클 때까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해 줘야 해, 알았지?
엄마, 사랑해~♡



< 퇴원 기념, 엄마는 언제나 그랬듯이 참으로 강하셨습니다 >


written by 초원의 빛

illustrated by 순종

그림 속 사귐 - Daum 카페 :  '그림 속 사귐'에서 순종님의 다양한 그림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Always be happy!*^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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