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년퇴임을 하신 소장님. 코로나로 인해 2년여 동안 보지 못했던 미국에 있는 따님과 시간을 보내고 온 후 좋은 날 만나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소장님은 뜻밖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갑작스럽게 다시 일하게 되었다고..
의사 출신인 소장님은 개방형 공모직에 임용되어 현재 분당구보건소에 근무하고 계십니다. 우리 지역에 오시기 전에 오랫동안 근무했던 곳입니다. 분당에 거주하고 계시는 소장님에게는 아무래도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나중에 사연을 들어보니 그곳에서 오랫동안 함께 근무했던 직원이 소장 임용 공고문을 보자마자 바로 소장님에게 연락을 하셨다고 합니다. 소장님의 인품을 보면 따르는 직원들이 많았음은 당연할 것입니다.
뜻밖의 전화에 잠시 흔들렸고 그렇게 다시 일을 하게 되었다는 소장님. 정치적인 부분과 연관이 있어 자세히 설명하긴 힘들지만, 소명 의식이 강하신 소장님은 어쩌면 자신이 오랫동안 근무했던 그곳에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고 싶으셨을 것입니다.(양심과 소신을 지키고자 권력에도 굴하지 않는 아주 멋진 분이라는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코로나가 심하던 시절이라 많이 바쁘셨고, 조심해야 하는 위치에 계시다 보니 사석에서 마음 편히 식사 한 번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퇴직하시면 사석에서 만나 맛있는 밥도 먹고 여유롭게 커피도 한 잔 하자고 했었는데..
갑작스럽게 임용이 되어 미국에서 돌아와 급히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고, 급한 일 처리를 하고 나니 제 생각이 났다고 하셨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저와의 약속을 잊지 않고 친히 전화를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딸도 소장님을 좋아하고 소장님도 무척이나 예뻐해 주셔서 방학이 되면 딸과 함께 응원차 방문하겠노라 마음을 전화며 통화를 마쳤습니다.
딸이 방학을 하자마자 소장님과 보건소 직원분들을 위한 간식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윈터드림 차와 쿠키, 그리고 포장지를 주문했습니다. 우리 지역에 계실 때도 선물로 준비한 적이 있는데 다들 정말 좋아했다던 바로 그 간식입니다.^^
< 가내 수공업(?) 할 준비하고 있었어~^^ >
주문한 쿠키가 도착해서 집으로 옮기려는데 순간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세 개의 박스에 적혀 있던 메모 때문이었습니다. '크랜 20개, 초코 20개, 치즈 20개' 쿠키 60개는 바로 사장님이 서비스로 주신 것입니다.
< 이건 단순히 쿠키가 아니라 감동 그 자체~♡ >
사실 그렇게 서비스 쿠키를 주신 사연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쿠키다 보니 배송 과정에서 파손이 되어 버렸던 적이 있어 귀한 분을 위해 준비하는 선물이니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 부탁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좋은 제품 판매해 주셔서 고맙다고 의미 있는 일에 잘 사용하겠다고 마음을 전했습니다. 판매하는 분에게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일에 쓰이는 스토리가 담긴 제품을 판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그 진심을 알아본 사장님에게 선물로 받은 쿠키였기에 그 의미가 더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 진심이 진심과 만나면~♡ >
200여 개의 간식을 포장하는 데 걸린 시간은 꼬박 이틀. 딸의 도움이 없었다면 나흘은 걸렸을 것입니다. 몇 번 해봤다고 제법 손이 빨라진 딸. 익숙한 솜씨로 봉투에 쿠키와 차를 담아 주면 전 앞뒤로 'Thank you' 스티커를 붙여 마무리를 했습니다.
< 딸아~ 너 없었으면 엄마 혼자 힘들었을 거야~♡ >
소장님을 보러 가는 길, 우리 모녀는 신이 났습니다. 소풍을 가는 것처럼 즐거운 마음에 운전을 하는 내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불렀습니다. 한겨울 추위 속 차가운 바람은 시원하게만 느껴졌습니다. 하늘이 무척 맑았던 날이었습니다.^^
보건소에 도착하자 소장님은 직원 몇 분과 우리를 마중 나와 주셨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소장님을 잠시 꼭 안았습니다. 보건소 직원분들에게 우리 모녀를 소개해 주셨고, 각 부서장님들을 불러 우리가 준비해 온 간식을 직접 받아보게 하셨습니다.
< 추운 겨울, 윈터 드림에 마음을 담아~♡ >
소장님과의 첫 식사. 소장님은 우리 모녀를 위해 판교의 맛집을 예약해 두셨습니다. 소장님에게 함께 일해 달라고 전화를 했다던 바로 그 과장님도 식사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음식은 맛있었고, 우리의 얼굴에 웃음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 그날의 기억, 잊지 못할 한 끼의 식사 >
식사를 마치고 다시 보건소로 돌아온 우리. 소장님은 이것저것 담은 두 개의 쇼핑백을 차에 실어 주셨고, 소장님 책상 위에 있던 난 화분 하나를 딸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 마음과 마음이 만날 때~♡ >
코로나가 장기화되어 후원이 거의 줄었던 시점이었기에 우리 모녀가 준비했던 선물이 더욱더 의미 있었다고 합니다. 힘들고 지쳐 있는 분들에게 작으나마 여유와 웃음을 드릴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 우리 모녀도 감동과 행복을 선물 받고 왔습니다~♡ >
소장님~!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음에, 서로가 서로에게 그 어떤 의미로 남을 수 있는 인연이 되어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
< 귀하고 소중한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
ps. 지난해 보건소 선물을 준비하면서 남편 회사 직원들을 위해서도 준비를 했더니 다들 좋아하셨다고 해서 이번에도 챙겨 주었습니다. 물론 같은 층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20명이었기에 준비해 줬지 100명이라고 하면.. 음.. 패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