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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원의 빛 강성화 Mar 15. 2023

10살 딸이 엄마에게 건넨 사랑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고 싶습니다.

지난주 대학원 수업을 가려고 딸과 인사하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딸이 현관문을 열고 쪼르르 뛰어나왔습니다.

엄마~ 이거요~!


< 딸이 건넨 사랑 >


10살 딸이 작은 두 손에 꼭 쥐고 나온 건 바로 쿠키와 사탕이었습니다. 밤에 수업 마치고 엄마 배고프면 먹으라고 챙겨준 것이었습니다. 이번 학기 개강하던 날도 그랬습니다. 텀블러에 우리 모녀가 가장 좋아하는 윈터드림 차를 챙기고 있는데, 딸이 쪼르르 달려가 쿠키를 챙겨 왔습니다. 엄마 차 마실 때 같이 먹으라고.


엄마를 생각하는 딸의 마음이 느껴져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고맙다, 사랑한다 딸에게 인사하고 한참을 꼭 안아 주었습니다. 한 몸이었던 우리. 아직 엄마 품에 쏙 들어오는 체구지만 어느새 딸은 훌쩍 커 있었습니다.


학교로 향하는 길, 운전하는 내내 콧노래를 흥얼거렸습니다. 학교에 도착해 강의실로 향하던 중 문득 그 마음을 간직하고 싶어 쿠키와 사탕 사진을 찍고 딸과 통화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누군가 뒤에서 제 등을 만졌습니다.


지난해 같은 수업을 들었던 저보다 한참이나 나이가 적은 30대 초반의 원우님이었습니다. 항상 강의실에 가장 먼저 와 있던 그녀였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대화도 나누고 가끔씩 커피나 캔디를 챙겨주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녀는 갑자기 제게 속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제 책을 구입했는데 몇 개월이 지나도록 아직 읽지 못하고 있다고. 아마도 책 제목 때문이었나 봅니다.


지난해 친정엄마의 유방암 소식을 듣고 저 또한 한참 동안 제 책을 보는 마음이 유난히 힘들었습니다. 그녀 역시 그랬을 것입니다. 그녀가 입학하기 3개월 전에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아프셨다고.


대학원에 합격했지만 엄마를 보낸 슬픔에 마음을 잡지 못했을 그녀. 공부를 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애써 담담하게 말하는 그녀를 한참 동안 꼭 안아주었습니다.


그런 마음을 기억하고 있었는지 지난해 그녀와 함께 들었던 과목의 마지막 강의가 끝난 다음 날 아침, 그녀에게 메시지가 왔습니다. 전날 밤 기말고사가 끝나고 단톡방에 제가 남긴 메시지에 대한 응답이었습니다.


그녀가 제게 처음 보낸 메시지였습니다.


< 마음과 마음이 닿는 날 >


딸이 준 사탕을 하나 남기고 그녀에게 쿠키와 사탕을 건넸습니다. 딸과의 통화를 듣고 있던 그녀는 딸이 엄마에게 준 것인데 이걸 줘도 괜찮냐 물었습니다.


딸이 알면 더 좋아할 거예요~!^^


우리는 서로를 향해 웃고 있었습다. 봄기운이 완연했던, 그녀와 제 가슴에 꽃이 피었던 날이었습니다.


3월의 시작과 함께 그동안 게을리했던 홈트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아이의 든든한 배경이 되어 주고픈 마음입니다. 왠지 이번 홈트는 오랫동안 지속될 듯합니다.^^



written by 초원의 빛

illustrated by 순종

그림 속 사귐 - Daum 카페 :  '그림 속 사귐'에서 순종님의 다양한 그림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Always be happy!*^_____________^*




* 오늘의 추천곡 *


푸디토리움의 'If I could meet again'

https://youtu.be/GLWd6o8vwvw


라디의 '엄마'

https://youtu.be/2n6qJJwd9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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