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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원의 빛 강성화 Aug 04. 2024

얘들아~ 아이스크림은 여기가 더 싸~

작으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엄마~엄마~
편의점에서 엄마가 말한 대로 붙여 놓고 있어요~!


얼마 전 친구들과 놀고 있던 딸이 전화를 했습니다. 최근 편의점에서의 에피소드를 딸에게 말해 준 적이 있었는데 우연히 그 앞을 지나가다 대화 속 내용이 현실이 된 것을 보았던 것입니다.


최근 급히 필요한 물건이 있어 편의점에 갔습니다. 물건값을 계산하며 사장님 가족인 듯한 분과 잠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편의점 주인이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장사가 잘 되는지 궁금했습니다.


사실 주인이 바뀌기 전 편의점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가 낮아 그 영향이 있을 듯해 걱정이 되었던 것입니다. 새롭게 바뀌었다고 현수막도 걸었는데 2개월 정도 지나서 뗐다길래 기존의 이미지 영향이 크니 당분간 계속 걸어두는 것도 괜찮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편의점을 나오는데 아이스크림 냉동고에 눈이 갔습니다.


'아이스크림 50% 할인'


아파트 상가 같은 건물에 생긴 무인 판매점을 의식한 듯했습니다. 무인 판매점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과 젤리, 과자류 등을 판매했습니다. 편의점 단골 고객인 아이들이 새로운 곳으로 많이 가는 듯했습니다.(제 딸도 그곳 단골이 되었다고.)


잠시 그곳에 가만히 서 있는데 그분이 나오셨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우리가 저기보다 더 싼데... 빵OO는 우리가 100원 더 싸요.


편의점 아이스크림 가격이
원래 조금 비싸다 보니
50% 할인이라고 해도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아이스크림 단골 고객이 아이들이니
이렇게 써놓는 건 어떨까요?

"얘들아~ 여기가 아이스크림은 더 싸~"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어른들도 지나가다 보면 눈길이 갈 것 같아요.

좋은 생각이네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전 별거 아닐 것 같은 한 문장의 힘에 대한 다음과 같은 일화를 말씀드렸습니다.

노트르담 대성당 앞에 눈먼 거지소녀가 있었습니다. ‘저는 앞을 보지 못합니다. 한 푼 주십시오.’라고 적은 푯말을 들었지만 사람들은 그냥 지나갑니다. 그때 한 남자가 그 푯말에 한마디를 더 써주었습니다. 그 후 대부분 사람들이 돈을 주고 갔습니다. 소녀가 물었습니다. "아저씨 여기에 뭐라고 썼기에 사람들이 갑자기 나에게 돈을 많이 주고 격려해 주는 건가요?" 그 남자가 덧붙인 한 문장은 이것입니다. ‘나는 당신들이 볼 수 있는 이 아름다운 봄을 보지 못합니다.’ 여기에 감동한 사람들이 소녀에게 온정을 베푼 것입니다.


잠깐의 시간이라 제 머릿속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고작 그것뿐이었지만, 그 안에는 새로 시작하는 사업에 작으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진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제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스크림 몇 개 사갈게요.^^


그렇게 계획에 없던 아이스크림 세 개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날 저녁 식사 도중 남편과 딸에게 에피소드를 말해 주었습니다. 며칠 뒤 친구들과 그곳을 지나던 딸이 마침 새롭게 붙이고 있는 그 현장을 지켜봤으니 신이 날 수밖에요.


딸이 찍어 보낸 사진을 보며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가 이내 겸허해졌습니다. 그렇게까지 써서 붙이는 그 진심, 그 절실함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 마음이 닿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조만간 편의점에 아이스크림 사러 가야겠습니다.

< 얘들아~ 편의점에서도 아이스크림 사 먹으렴~^^ >




지난 주말, 아버님 생신이라 시댁 가족들을 우리집에 초대했습니다. 시조카 1명이 7월 초에 군대에 가서 13명이 모이는 자리였습니다. 날이 더우니 시켜 먹거나 나가서 먹자고 하는데 초대한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런가요.


어머님이 문어초무침을 준비한다고 하시길래 그럼 토요일 저녁으로 찜닭만 준비한다고 하고 다음 날은 외식 후 카페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날 저녁은 어머님이 준비하신 문어무침과 제가 준비한 찜닭, 단호박오리찜, 고추잡채였습니다.


더운 날 고생은 좀 했지만, 가족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좋았습니다.

< 빈 접시에는 찜닭과 고추잡채가...  바빠서 나중엔 사진을 찍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
<  요리하기 비교적 간단하지만 비주얼과 맛은 좋은 단호박오리찜 >
< 팔당뷰 카페에서 가족들과 보낸 여유로운 시간~♡ >
< 남편~ 평생 충성해요~^^ >

ps. 그날 저녁 식사 후 형님이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사러 간다고 하길래 제가 꼭 편의점에 들러서 사 오라고 했습니다.^^

 

written by 초원의 빛

illustrated by 순종


Always be happy!*^_____________^*




* 오늘의 추천곡 *

정미조 님의 '7번 국도'

https://youtu.be/YyhZ7LbGe-U?si=vLrozVdwAufoDFGP


빨간사춘기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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