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엄마의 선물
얼마 전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엄마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고 싶어 혼자 갔습니다. 금요일 오후, 딸의 간식과 저녁 준비를 서둘러 마치고 고향으로 향했습니다.
2시간 30분을 운전해 도착한 고향집. 보고 있기만 해도 웃음이 나고,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엄마에게 저녁때쯤 간다고 평소처럼 마을 회관에 가서 놀고 있으라 했습니다. 도착할 시간을 정확하게 알려주면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도착한 지 십여 분도 되지 않아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엄마는 제가 좋아하는 사과 하나를 들고 와 깎아줬습니다. 오빠가 20kg 한 박스를 보냈다고 집에 갈 때 많이 가져가라는 말과 함께. 엄마의 얼굴을 보면서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니 세상 근심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잠시 후 엄마는 보약 50포를 지어놓았다고 지금 하나 먹으라고 했습니다. 일전에 마을 사람들이 많이 먹는 곳이 있다며 한번 먹어보라 한 적이 있었는데, 괜찮다고 알아서 챙긴다고 했는데도 기어코...
지난번 핫팩과 영양제도 사주셨는데... 이 모두가 손이 찬 막내가 걱정되어 준비한 것입니다. 큰 병도 아니고 그저 손이 찬 것뿐인 것을...
주방에 가보니 저와 딸이 좋아하는 무말랭이 김치가 한가득입니다. 저렇게 많이 하려면 얼마나 많은 무를 썰어 말려야 하는 건지 짐작도 가지 않았습니다.
엄마,
이거 하려면 무 몇 개를 썰어야 해?
20개?
20개 보다 더 많을 걸?
엄마가 만들어 준 반찬 중 무말랭이 김치가 가장 맛있다는 말에 이렇듯 또 준비해 놓으셨나 봅니다. 그 많은 무를 써느라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생각하니 코끝이 시큰해졌습니다.
다음날 둘째 언니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딸이 태어나기 전에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두 여자와 함께하는 시간은 힐링 그 자체였습니다.
언니가 돌아간 후 엄마는 정미소에 가자고 했습니다. 제게 쌀을 사주기 위해서였습니다. 과수원과 벼농사로 5남매를 키우고, 당신의 땅에서 난 쌀로 손주들까지 먹였습니다. 나이가 들어 농사가 힘들어 도지를 쌀로 받을 때까지는.
수년 전 논을 큰돈 들이지 않고 밭으로 만들 기회가 생겼습니다. 주변 공사로 인해 흙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땅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아버지와 오빠는 반가워했지만 엄마는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 엄마의 안타까워하는 표정이 아직까지도 눈에 선합니다.
우리 예린이 크려면
아직 한참이나 남았는데 어쩌나...
다른 애들은 다 클 때까지 먹였는데...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그렇게 말을 해도 가끔씩 저렇게 쌀을 챙겨주는 이유입니다. 20kg 두 개를 샀는데, 다음날 보니 10kg만 덜어 놓고 30kg을 주셨습니다.
기타 치며 노래하는 딸의 모습을 좋아해서 고향에 갈 때마다 기타를 가져갑니다. 노래가 끝날 때마다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쳐주는 엄마를 보니 기타 배우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라도 엄마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엄마가 바리바리 싸주신 것들을 트렁크에 실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힘들고 어려운 순간 날 지탱해 주었고, 앞으로도 그렇겠구나.. 그 사랑의 힘이 있기에 고통스러운 시간들도 견뎌낼 수 있겠구나.'라고.
당신의 딸로 태어나서 행복합니다.
엄마, 사랑해요~♡
지난 크리스마스에 딸에게 선물을 받았습니다. 어떤 작가님이 딸에게 선물을 받았다고 하길래 딸에게 보여주며 좋겠다고 했더니 마음에 걸렸나 봅니다.^^
크리스마스에 점심을 먹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한 매장 앞에 '문구계의 샤넬'이란 글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엔틱한 분위기가 좋아 보여 구경하러 들어갔는데 예쁜 노트들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엄마의 눈이 반짝이는 걸 봐서일까요? 괜찮고 하는데도 딸이 굳이 자기 용돈으로 선물하고 싶다고 해서 마음에 드는 걸로 하나 골랐습니다. 나중에 커서 돈 벌면 샤넬백을 사주겠다는 딸. 그냥 하는 말이라도 기분은 좋았습니다.^^
행복은 Here and now.
지금,
바로 여기에서
더 많이 웃고, 사랑하고,
행복하시길 소망합니다~♡
Always be happy!*^________^*
* 오늘의 선곡
린 님의 '엄마의 꿈'
https://youtu.be/N0Fv0U55VZM?si=JHp6Dn6r1QS5SC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