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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89 - 나의 프렌즈 이론
NEW YORK ! 하면 그 유명한 미국 시트콤 프렌즈! 중학생 때부터 보기 시작한 게 15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도 보고 있다. 뭐 그냥 할 일 없고 볼 것 없으면 프렌즈를 틀어놓고 생활하는 수준이다. 이미 아는 에피소드임에도 불구하고 언제 봐도 웃게 되고 진짜 친구들과 같이 있는 것 마냥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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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절반정도를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모국어가 아닌 영어를 어떻게 공부했었냐고 종종 질문을 받는다. 보통 귀찮으면 대~충~ 미국에 조금 있었다고 둘러대지만 컨디션이 괜찮은 날에는 사실대로 다- 말해준다. 그렇다. 바로! 내가 영어 공부를 했던 주 소스가 프렌즈였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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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프렌즈 영어 이론은 이렇다.
우선 1994년-2004년까지 10 시즌 통틀어서 작품에 나오는 영어 수준은 기초부터 고급까지의 문법과 표현 대대분이 커버된다. 처음부터 자막 없이도 충분히 이해할 만큼 에피소드가 일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고, 무엇보다 유쾌하고 재밌다! 그래서 굳이 한국어 번역을 통한 내용 이해가 아니라, 그냥 '영어 그대로' 이해하기 쉽다. 정확히 모든 문장을 받아쓰기하지는 못하겠더라도 무슨 상황인지, 무슨 말을 하는 건지는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반복해서 보면 볼수록 에피소드의 상황들도 외워진다.
프렌즈는 미국에서의 가벼운(?) 일상 에피소드가 바탕이므로 그 상황에서의 영어 표현들은 외워두면 내가 직접 사용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무슨 말인가 하면, 감옥 탈출하는 프리즌브레이크나 CSI 과학수사 드라마에 나오는 상황들은 내가 미국 가서도 경험할 일이 없다. (경험하면 안 된다.) 하지만 프렌즈에 나오는 일상 에피소드들은 내가 서양 영어권 문화에서 충분히 만나게 될 수 있는 상황들이다. 따라서 무거운 드라마들에 나오는 영어 표현들보다 프렌즈에 나오는 영어 표현들이 '사용하게 될 확률'이 높다.
자, 정리하자면,
1. 프렌즈는 일상 에피소드로 언제 봐도 유쾌하고 재밌다.
2. 그래서 자막 없이도 충분히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3. 내가 만날 확률이 높은 상황들임으로 그 상황들에 나오는 표현들을 외워둔다.
4. 여러 번 보면 상황도, 표현들도 자연스레 몸속에 남는다.
5. 실제로 비슷한 상황을 마주쳤을 때 외워져 있던 표현들이 자연스럽게 술술 나온다.
6. 재밌는 녀석이라고 칭찬 듣는다.
위의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들도 많고, 또 허무맹랑한 소리 하네!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일단 내가 직접 경험했기에, 추천해 주는 방법이다. (솔직히 말하면 옛날 시즌에 나오는 것들은 지금 사용하면 좀 올드한 표현들은 있다. 네이티브 친구가 그거는 좀 옛날 표현이라고 어디서 배웠냐고 폭소한 적이 있다.) 여하튼 나는 프렌즈를 올해도 또 보고 있다. 하하. 언젠간 다시 뉴욕에 가보고 싶다.
@ 2023년. 챈들러역의 매튜 페리 배우님이 돌아가신 뒤로는.. 프렌즈를 보는 게 슬프더라구요. 그만큼 마음을 많이 줬던 친구.. 였나 봅니다. RIP Matthew Perry
마음에 드는 내 사진이 있다면, 사실 그것은 내 사진이 아니다.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나를 이렇게 이쁜 눈으로 바라봐준 고마운 그 사람의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