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부지러너 Jul 13. 2023

지속하는 힘

지속의 관성

지속하는 것에는 두 가지가 있다.


어떤 일을 오래도록 계속하는 것과

같은 일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


나는 이 두 가지 지속을 달리기로 이뤄왔다.

풀코스 마라톤을 뛰며 오래도록 달리는 것과

매일 아침 달리기를 반복하는 것

두 가지 모두 끈기와 인내를 지속적으로 가져다주는 요소였다.


올해 들어 많은 변화가 일어났는데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새로운 곳에서 일하게 된 것이 가장 크고

이로 인해 출퇴근 경로와 생활의 루틴이 조금 달라진 것과 더불어

즐기는 운동종목이 다양해진 것이다.


매일 아침 달리기를 하고

주말에 축구 또는 간혹 야구와 골프를 하던 작년에 비해

올해는 매일 아침 수영을 하고

매주 2회는 아침에 테니스를 추가로 하고

매일 점심 또는 저녁에는 복싱을 하고

주말에 여전히 축구를, 그리고 간혹 야구를 하게 되었다.


꾸준히 하던 달리기는 수영 가는 길 또는 수영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하게 되곤 했는데,

그 빈도가 점점 줄어 거의 1달여간 달리기를 하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아침 달리기를 시작한 4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달리기를 쉬어본 건

부상을 당했던 기간을 제외하곤 없는 것 같다.


정말 오랜만에 수영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5km 정도를 달렸는데,

중간중간 10번은 쉰 것 같다.

그리 빨리 뛰지도 않았는데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아서

멈췄다가 다시 달리고 이내 다시 멈췄다 달리고를 반복했다.


그래도 5km는 채우고 싶어서 끝까지 달리긴 했는데

정말 달리기는 정직한 운동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지속하는 관점에서 현재의 달리기는

매일 아침 달리기를 반복하는 것도

그리고 한 번 달릴 때 오래도록 달리는 것도 이뤄내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지속하는 힘이 떨어진 나의 달리기는

너무 보잘것없고 초라한 첫 시작으로 돌아가 버렸다.

다른 운동을 쉰 건 아니었는데

달리기 자체만 보면 다시 런린이가 된 느낌이 들었다.


11월 초 신청해 둔 풀코스 마라톤 대회를 나가기 위해서라도

다시 처음 그 느낌을 기억하며

꾸준한 반복과 오래도록 지속하는 달리기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지속의 힘은 일순간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너무도 잘 알기에

다시 오랜 시간을 들여 지속의 관성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심장아 제발 빨리 뛰지 좀 말아줄래?


#달리기 #지속 #그릿 #심장 #숨차




매거진의 이전글 기록과 통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