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한다는 것

조직문화 Letter. 21

by 부지러너

저는 우리 회사의 입사한 순간부터 하루 24시간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큰 꿈을 품고 온 회사였기에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뿐만 아니라,

인생의 모든 순간을 기록하고 매일 아침 어제 하루를 반추하며 오늘을 더 열심히 살고자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매월 어떤 시간을 많이 보냈는지 통계를 내어보니

매월 30%는 잠을 잤고, 매월 20%의 시간은 업무를 하며 보냈고

출퇴근 거리가 길어서인지 매월 12~3%의 시간을 이동하는 데에 보냈습니다.

가족과의 시간을 많이 보낸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10%가 채 되지 못했습니다.


이 숫자는 가족과의 시간보다 2배 더 많은 시간을 동료들과 보내고 있다는 뜻이었고,

그만큼 동료들이 제 삶에 끼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실 굉장히 계산적이고 수동적으로 일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손해 보기 싫고 남들에게 내가 받은 것 이상으로 주기 싫어하는,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외에는 매우 저조한 업무성과를 보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아무리 주위에서 좋은 말을 해줘도 결국 남 탓, 회사 탓, 세상 탓을 했었습니다.

내가 열심히 일 하지 않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안 시켜주는 회사 탓이고

내가 퍼포먼스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무능한 부장님이랑 같이 일을 시켜서이고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회사 들어와서도 밥값 못하는 것은 부조리한 세상 때문이다라고 말입니다.


지금 쓰고 나니 정말 낯 뜨겁고 부끄러운 시절입니다.

다만 중요한 건 그때는 부끄러운지도 몰랐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나는 열심히 하는데 남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처럼 느끼지는 말았어야 했는데,

저는 그렇게 세상 물정과 일하는 법을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로 몇 년을 일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좋은 선배를 만나 일하는 법을 배웠고

리더나 동료를 탓하기 전에 내가 먼저 변해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리더가 맘에 들지 않더라도 리더가 내게 원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주다 보니

리더를 인간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고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고 필요한 사람이 되어갔습니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에 둘러싸여 일을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아주 작은 일이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열과 성을 다해 해내었더니

그다음 더 큰일이 주어졌고 결국엔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동료인가요?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팀원인가요?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리더인가요?


우리는 모두 부족하고 맘에 들지 않는 구석이 존재하는 '다른' 사람입니다.

결국 누군가가 먼저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노력해주지 않으면

평행선을 긋고 절대로 만나지 못하는 관계가 되고 맙니다.


모두와 성향이 맞을 수 없겠지만,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사정과 상황이 있을 것입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일한다면 우리는 못 해낼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만들고 선도하는 회사의 일원입니다.

하지만 아직 작은 기업입니다.

그래서 아직 부족한 것들,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도 많습니다.

그런 것들을 만들어 가는 것 역시 우리 구성원이자 우리 팀이자 우리 조직이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잘 나가는 회사와 잘 되는 사업 때문에 회사를 다닐 수도 있지만

내가 하는 일이 항상 잘 될 수 없기에 힘들고 지치는 순간들이 올 테고

그럴 때마다 함께 일하는 동료 때문에 회사를 다닌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먼저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가 되어야 합니다.

먼저 이해하고 먼저 맞추고 먼저 주다 보면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결국에 더 큰 것을 얻게 될 것입니다.

좋은 동료와 회사와 성과와 성장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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