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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마라

부족한 리더들을 위한 변명

by Phd choi 최우수

여러 유형의 의사결정을 논할 때, 가장 안 좋은 것은 아무 결정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아무 결정도 하지 않는 이면에는 여러 가지 함의가 담겨 있다. 의사 결정할 능력과 의지가 없다. 책임지고 싶지 않다. 의사결정하기엔 주어진 권한, 역할과 맞지 않다 등등.

無결정이 비난받는 이유 중 하나는 Speed up에 대한 강박도 한몫하는 것 같다.



가장 나쁜 의사결정은 무엇?


하지만 때로는 無결정이 더 나은 선택일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게 준비되지 않은 리더의 경우다.

조직 내 성과 보상 관련하여 '현재와 과거는 돈으로 보상하고 미래는 승진으로 보상하란' 말이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여전히 연공서열 기반의 호봉제를 채택하는 비율이 높아서 승진을 해야만 급여가 높아지는 구조라 일을 잘하면 승진을 시키곤 한다. 하지만, 이런 승진엔 이 사람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검증과 인정은 포함되지만, 승진을 해서 더 큰 조직과 많은 인원을 리딩 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검증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를 적절하게 분석한 이론이 '피터의 법칙'*이다.


*피터의 법칙: 조직 내에서 모든 구성원은 자신의 무능이 드러날 때까지 승진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상위 직급은 무능한 인물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다.



피터의 법칙 사례


그래서 운 좋게 실무자로서의 능력과 실적도 좋고 더불어 리더십 소질과 역량까지 보유한 사람이 승승장구 승진하여 리더의 자리에 오르면 개인도 조직도 모두 행복하지만, 확률적으로 이런 환상적인 조합은 경험상 50% 이하이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리더나 리더십을 조직이 전략적으로 양성해야 할 인적 자원으로 보지 않고,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으로 치부하여 개인이 알아서 성장하길 바라는 조직문화 하에선 더더욱 확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분위기의 부작용으로 조직은 필요한 리더를 제때에 충분히 수급받지 못하여 조직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또 개인은 리더로서 성장하기 위한 개인적 노력에 따른 피로감과 체계적인 리더 양성과 배치가 없는 상태에서 선천적으로 리더 자질이 없는 사람이 리더가 되어 불행한 조직 생활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물론 당연히 그런 리더와 같이 일하는 부하 직원들도 불행하게 된다.


하지만, 조직 내 인력 운영이 항상 이상적으로만 운영될 수는 없기에, 다소간 리더로서 부적합한 사람이 리더직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생기게 마련이다. 이런 경우에 꼭, 부적합한 모든 리더가 실패하는 건 아니다.



아무 것도 안해도 괜찮아


수많은 리더십 적용 상황과 의사결정 시, 정말 어렵고 판단이 안 서는 경우가 있다.

수많은 고민과 다양한 검토 끝에도 답이 안 보인다면,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낫다.

과감히 위임하는 것을 권한다.

어차피 자신의 판단으로 적절하게 -정답은 아닐지라도- 결정할 자신이 없다면, 솔직히 상황을 설명하고 구성원들에게 위임하는 것이 차차선은 된다.


요즘 수많은 리더십 중 가장 인기 없는 리더십은 '카리스마 리더십'이 아닐까 싶다. 물론 위기 상황이나 자유의 범람으로 지쳤을 때, 가끔 회고되긴 하지만 요즘의 세대와 비즈니스 상황을 보건대, '나를 따르라'식의 카리스마 리더십은 아무래도 효용가치가 예전 보다 높지 않다.


그러므로 정말 판단이 안 서고 자신 없을 땐


'아무것도 안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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