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날카로움

by Phd choi 최우수

대기업을 20년 가까이 다녔다.

장래 경영자 후보 정도의 핵심인력은 아니었지만, 계열사 본사에서 일하면서 흔히 말하는 '그룹'직할 조직 사람들과 일할 기회가 있었다. 그들과 일하면서 그들의 업무 태도와 실력을 보며 느낀 점은 '날카로움'이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기업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막말하거나 갑질을 일삼았다는 건 아니다. 그야말로 일솜씨가 날카로웠다는 것이다.

지금도 연말 대기업의 주요 경영진 인사의 면면을 보다 보면 미전실, 기조실, 비서실 출신 등이 자주 프로필에 등장하는 걸 보면 여전히 '그룹'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현재 역량을 인정받고 미래를 위해서 조직에서 양성, 검증하는 사람들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지금 머무는 조직은 '날카로움'이 없다. 날카롭지 않은 일처리란 어떤 것일까?


1. 업무 결과 예상을 필연보다는 우연에 기댄다

사전에 꽉 짜인 시나리오와 준비 그리고 사전 검증을 통한 예측된 결과보다는 우연을 기대한다.

담당자 간의 개인 생각과 경험의 차이만큼 중구난방의 업무 결과와 과정으로 드러난다.

우연을 기대하며 일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작년에도 혹은 예전에도 그랬다이다.

즉, 하던 대로 한다는 의미다. 변화도 개선도 기대할 수 없는 마인드다.

그리고 항상 확정은 아니지만~이라는 단서를 붙이곤 한다. 이런 단서가 붙으면 결정적인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발생한다. 확정은 아니지만의 대상 내용이 확정이 되어도 실시간으로 공유가 되지 않는다.

이는 결국 또다시 우연에 기댄 업무 처리로 귀결된다.


2. 자신의 일의 품질과 자신의 역량을 분리한다

세상엔 '클래스(class)'가 있다. 호텔로 치면 별이나 무궁화 같은 것일 게다. 물론 그런 등급을 부여하기 위해선 법적, 제도적인 기준이 있다. 업무에는 그런 기준은 없지만 업무에도 분명 클래스가 있다. 그런데 소위 높은 클래스에 있는 조직, 기업, 개인이 이 클래스를 지키기 위해서 평상시에도 평가 기준서만 들여다보며 그 기준에 충족하기 위해서 몰두해 있을까? 최소한 업무 현장에서 톱클래스들은 이 클래스를 자신의 자존심과 연결시킨다. 즉, 누가 봐서, 혹은 누군가의 평가 때문이 아니고 자신 스스로 만들고 지켜나가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날카롭지 않은 일처리를 하는 경우엔 이를 성과를 인정받을 때만 일과 자신을 결부시키고 성과가 낮은 경우엔 자기와 일의 수준을 분리해서 생각한다.


3. 제일 중요한 것은 능력이다.

능력이 부족하면 날카로운 일처리는 불가능하다

업무 스킬이나 지식뿐만 아니라 판단력 등도 능력이다. 날카로운 일처리를 위해선 결국 개인의 능력이 높아야 한다.

개인의 능력은 어떻게 높여야 하는가? 우리나라 교육에서 수월성을 인정하느냐의 이슈처럼 결국 뛰어난 사람들은 그들을 인정하고 별도로 경쟁하고 양성해야 한다.

어느 조직이나 뛰어난 사람은 일정 비율은 존재하게 마련이다. 결국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발굴하고 키워나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뛰어난 사람들만을 위한 조직을 매우 매력 있고 사람들이 선망하는 자리로 만들어 놓고,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사람들만 그 선망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뛰어난 사람들끼리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가면서 마치 월드컵의 토너먼트처럼 위로 가면 갈수록 더 실력 있는 사람들만 남게 된다.

대기업들의 그룹 헤드쿼터가 이와 유사하다.


4. 최악은 능력 없는 사람이 날카로움이 필요한 자리에 있는 경우다

용장(勇將) 밑에 약졸(弱卒) 없다고 했다.

위에 말한 대기업들의 '그룹'조직은 각 계열사들을 지원하고 조율하며 때로는 강제한다.

즉 날카로움을 가진 사람들이 그 위치에서 날카로운 능력을 발휘하며 업무를 기획하고 조직을 관장하며 영향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한다.

그렇게 영향력이 큰 자리에 능력이 없고 미자격자가 앉아있다면 어찌 되겠는가?

이는 단순히 담당자의 실수처럼 방화벽으로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닌, 강상류의 본류 댐이 무너진 여파처럼 전 조직의 무딘 업무 성과로 전염된다.


날카로움이 필요한 자리엔 천하 명검을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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