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감정노동
조직에서 사람과 관련된 일을 오래 했다.
몇 번의 이직을 위해서 면접을 볼 때면, 그 짧은 면접 시간에 면접관은 나라는 사람을 알기 위해서 이것저것 직접이든 돌려서든 다양한 질문을 하곤 했다.
그중 종종 등장하는 질문이 사람 관련된 일을 하니 사람을 좋아하냐는 질문이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대화하는 것, 술 먹고 밥 먹는 것 등을 지표처럼 묻곤 한다.
면접에 붙기 위해 적당히 모나지 않은 대답을 하곤 했지만,
이유는 조직에서 사람 관련된 일을 하면서 사람들의 감춰진, 이면의 그래서 더더욱 그 사람의 진면목이라 할 수 있는 모습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거나 정반대의 모습이다.
마치 물건을 살 때 원가를 알면 물건값의 거품에 놀라서 망설여지고, 음식 조리과정을 보면 오히려 식욕이 떨어지는 것과 비슷하달까.
요즘은 '一人 一스마트폰' 시대니, 연봉 계약도 전자계약서로 대신한다.
즉, 전자계약서 링크를 개인별 카톡으로 보내고 링크를 눌러서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연봉 계약서에 서명을 한다.
예전 대면 계약, 즉 부서장이 한 명씩 회의실로 불러서 계약서를 내주고 계약을 하는 방식이 아니다 보니, 계약 기간으로 며칠을 주게 된다. 얼추 반은 계약 첫날에 하고 중간 하루이틀은 거의 지지부진하다가, 계약 마지막날에 또 나머지 절반이 계약을 한다.
조직에는 작은 조직별로 직책자 혹은 직책은 없어도 그에 준하는 인정과 역할을 부여받은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이들은 아무래도 평가와 각종 조직에서 주는 기회에서 우선순위를 받게 마련이다.
그런 혜택을 주는 이면에는 이런 연봉 계약과 같은 일에서 솔선수범하여 조직을 대변해 주고 개인의 이익과 함께 조직의 리더로서의 조직의 가치와 이익도 조금 더 관심 가지고 신경 써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가령 연봉 책정에 불만인 직원들을 다독이고 연봉 내용에 대해 이해도 시키고, 직접 업무를 수행하는 리더로서 동기부여의 기회로 삼는 것과 같은.
자기는 연봉 계약을 늦게 하면서 직원들에게 조금이라도 회사의 입장을 설명하고 그들을 진정으로 이해시켜 조직 운영에 기여했을까?
무한 긍정 마인드의 소유자들은 더 나아가 구성원들 설득하고 챙기느라 정작 자기 계약을 늦게 한건 아닐까? 하는 희망 섞인 스토리를 기대해 보지만, 경험상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그래서 오히려 조직에서 사람 관련된 일을 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에 대한 긍정적 기대보다는 반대의 부정적 기대를 많이 하게 된다.
더 씁쓸한 것은 그런 이면을 아는 사람들에게 리더로서 대우해주고, Lip service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이슈가 되는 '감정노동'과 비슷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