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이직의 시대에 대처하는 조직과 개인의 가이드
나이가 50을 바라보며 그간 나의 성격과 성향에 대한 자평, 타평은 예전 무한도전의 노홍철 캐릭터 같은 무한 긍정은 아니었다. 흑백으로 나누자면 "까칠하다"가 더 맞을 것 같다. 가장 이런 성격을 많이 겪고 고생하는 가족들의 평도 대체로 그러하다. 지 성격대로 산다는 말처럼 나도 세상만사, 현상을 보는 프레임에 이러한 성격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인사 업무를 하면서 숱한 채용과 퇴사를 목도하게 된다. 직무, 사람도, 사연도 매우 다양한데, 결국 단순화해서 보면 인사 프로세스상으로는 입사 다음은 퇴직이다. 좀 더 억지스럽게 말하면 입사하는 순간 점점 퇴직에 다가가는 것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럼 결국 조직 내 많은 활동들의 포커스는 얼마나 퇴직을 늦추고-물론 모든 구성원이 그런 건 아님- 퇴직 전까지 역량을 발휘하여 조직에 기여하게 지원하고 구조를 만드는 가로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직원들 입장에선 평생직장과 정년은 비현실적인 얘기이므로, 입사하는 순간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퇴직과 이직을 염두에 둔다고 봐야 한다.
이런 전제를 두고 조직도 업무 운영, 인력 배치, 양성, 제도 기획, 운영을 해야 한다.
첫째, 조직은 근거 없는, 조직이 주는 것 이상의 성과와 헌신을 구성원들에게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배달앱을 통한 주문이 늘어나면서 주문 사항 외에 추가 요청 등을 기재하면서 과도한 요구-사이드 메뉴 요구, 식기 도구 요구-에 대한 찬반의 갑론을박이 벌어지곤 하는데, 조직과 구성원의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갭과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즉, 조직은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나 혹은 이 정도는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구성원들은 정 반대의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예전엔 조직의 힘이 더 세서 이런 차이의 승자는 대부분 조직이었지만, 요즘 같은 大퇴직의 시대에는 전세가 역전되었다. 오히려 조직에게 구성원이 이 정도는 보상해줘야 하지 않냐?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둘째, 인력 이동과 유연성에 대처하는 제도, 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 최근 3~4년 새 법정 최저임금이 많이 올랐다. 물론 한두해 급격하게 오르긴 했으나, 5년 정도 평균을 내니 그 전과 별 차이 없더라는 조삼모사의 샘플이 되긴 했지만, 두 자릿수 이상의 상승률을 보인 시기가 있었다. 찬성론자들이 상상한 대로 소득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자영업자들이나 조직들은 Kiosk와 같이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과 프로세스 변경을 통해서, 원천적으로 인건비 증가 부담을 회피했다. 이처럼 인력 pool 자체의 축소와 인력 이동의 증가를 일시적인 변수가 아닌 상수로 상정하고, 대응해야 한다. 쉽게 떠오르는 것은 아웃소싱과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다. 공장 자동화는 이미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되었고. 조직 구조도 소수의 핵심 인재에 의존하기보단 Cross functional 한 조직 개편을 통해서 다른 부서에서 과제를 중심으로 상호 보완적으로 - 마치 그물 마냥- 조직을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구성원들에게는, 자신의 커리어와 역량의 발전 없이 이직 프리미엄-이직하면 현재 급여보다 상승하는 관행-만을 노리고 정기적으로 이직하는 것은 경력 10년 이전에는 제한적으로나마 유용하나, 그 이상에서는 크게 본인에게 도움이 되질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경력 10년 이전에는 채용 시장에서 워낙 수요가 많기에, 아무래도 공급자 중심 시장이 펼쳐지게 되지만, 10년 차 이후부터는 드디어 본인 역량의 진검승부를 펼쳐야 하는 단계로, 조직도 매우 까다로운 기준을 들이대기 마련이고, 위에 말한 채용 시장도 서서히 수요자 우위로 돌아서기 때문이다. 피라미드형 조직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그러므로 구성원들도 자신의 역량 개발을 위한 실제 성과와 계획에 기반하여 본인의 커리어를 관리해야지,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것은 자신의 경력 수명을 단축시키는 憂(우)를 범할 수 있다.
* 인사, 조직, 커리어에 관한 고민이 있으신 모든 독자분들...같이 고민하고 해결을 위한 개인 컨설팅을 제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