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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거작가 Nov 22. 2023

토착화의 함정

토착화 vs 현지화

토착화(土着化)란, 어떤 제도나 풍습, 사상 따위가 그 지방의 성질에 맞게 동화되어 뿌리를 내리게 됨.이라고 인터넷에 정의되어 있다.

그런데 언론 정치면에서 선동적으로 쓰이는 '토착 왜구' 혹은 '전염병이나 해충의 토착화'라는 표현등을 보건대 토착화는 사전적 정의와 별개로 부정적인 의미가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토착화와 비슷한 의미의 현지화는 왠지 다른 환경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생존하는 느낌인데 반해 토착화는 뭔가 정체돼 있고, 변화하지 않는 느낌이 든다.

또한 현지화는 그곳의 긍정적인 요소를 배우고 습득하여 현지 사람과 잘 어울리고 생활을 잘한다는 느낌이 있는 반면에 토착화는 왠지 부정적인 요소에 물들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조직에서 사람이 토착화된다는 것은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 긍정적일까?

어느 조직이나 조직문화로 대표되는 일하는 방식, 언어, 윤리 수준, 심지어는 드레스 코드까지 그 조직 고유의 눈에 보이거나 혹은 보이지 않는 룰이 있다.

어떤 지인은 조직문화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었다.

"낯선 새로운 곳에 갔을 때,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들거나 하지 못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라고"


하지만, 개인은 특정 조직에서 토착화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특정 조직에 토착화한다는 것은 그 조직에 머무는 동안은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위에 말한 토착화의 특성상 그 조직의 짙은 향기와 색깔이 몸에 배게 된다.

조직의 짙은 향기라 함은 그 조직에서만 통용되고 검증된 가치관, 일하는 방식, 리더십 등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토착화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크게 다가온다.

大이직의 시대인 요즘은 한 조직에 재직하는 기간이 체감적으로 10년은 고사하고 5년 이상도 드물어 보인다.

(참고로 '21년 시총 10대 기업의 평균 근속연수는 11.1년이었다._이 평균엔 제조업 생산직의 평균 근속의 영향이 크다)


언젠가는 자의든 타의든 다른 조직으로 이동하여 적응하고 자신의 역량과 경험으로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에서 특정 조직에 토착화되는 것은 득 보다 실이 많다.


토착화된 자세와 업무역량으로는 새로운 조직에서 적응은 마치 몸이 일으키는 면역반응과 같은 거부 반응을 조직과 개인이 모두 일으킬 것이다.


그보다는 좀더 범용하게 쓰일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흔히 말하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연상하면 된다.


특정 조직과 문화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잡힌 현지화가 현재와 미래의 조직 적응과 성과 창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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