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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거작가 Nov 27. 2023

계획은 계획적이지 않습니다

Alwaystart!!!

MBTI유형의 변수로서 판단형(J)과 인식형(P)이 있습니다.

판단형은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을 좋아하는 반면에 인식형은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자율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판단형인 사람은 어떤 일들이 계획대로 되지 않거나 상황이 계속 바뀌는 걸 견디기 힘들어하고 인식형은 주어진 틀대로 해야 하는 걸 답답해 하고요.

참으로 상반되지요?


굳이 MBTI를 소환하지 않아도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과 강박은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받아온 가정 교육과 공교육 등도 대체적으로 계획 중심이지 하얀 도화지 위에 상황에 따라 내키는 대로 붓 가는 대로 사는 것을 권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연말연시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리를 찾고 불티나게 팔립니다.

저와 제 주변의 경험을 토대로 추측컨대, 다이어리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다이어리를 쓸 습관과 의지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다이어리를 사면 그 습관과 의지가 생길 것으로 믿고 싶은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을 눈앞에 두면서 정년연장과 노후대책에 대한 관심이 국민대다수의 화두로 더욱더 크게 부상하는 것 같습니다. 이젠 극소수의 노년층의 얘기가 아니고 곧 자신의 일로서 인식되기 때문이지요.


50세를 목전에 둔 저도 이젠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닙니다.

20대 후반 아무것도 모르고 다니던 회사에서 가입해 줘서 급여공제로 20년 넘게 납입해 온 연금보험이 어느새 이젠 소득크레바스를 넘어갈 얇은 사다리가 돼 줄 수 있음에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하고, 노후자금으로 한 달에 300만 원은 있어야 주변에 손 벌리지 않고 살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면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기도 합니다.


최근에 제 브런치글에 관심을 보여주시고, 감사하게도 조직 내 게시판에 게재를 하고 싶다는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제 글이 브런치와 블로그의 울타리를 넘어서 여러분들에게 소개되는 첫 기회였고, 더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생각에 또 기뻤습니다.


사실 매달 조금씩 노후를 대비한 연금보험에 저축도 하고 늦깎이로 경영학 박사 학위도 취득하면서 나름 노후를 위한 계획을 짜고 실행하고 있지만, 언제나 손 안의 모래처럼 불안하고 허전한 느낌이 컸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계획이 수립되고 계획이 실행되는 것은 온전히 계획적이진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계획이 더 필요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좌절하고 계획 짜는 것을 포기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Alway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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