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과 신입사원 채용의 기준은 어떻게 다른가?
요즘 채용의 대세는 경력 채용이다. 내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할때인 90년말에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쯤 되면 신문 1면에 각 대기업들의 신입사원 공채 공고가 대문짝만하게 실렸었다. 그걸 보면서 나도 대기업에 입사하는 꿈을 꿨었다. 하지만 지금은 하얀 도화지나 원석같은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 보다는 뭔가 할 줄 아는 그래서 곧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사원을 선호한다. 이는 예전엔 원석같은 사원을 뽑아서 신병교육과 유사한 장기 합숙교육을 통해서 조직에 맞는 사람을 찍어냈다면, 현재는 그런 사람들보다는 좀더 기술자가 필요한 업무 환경으로 바뀌었다. 여기서 기술자라함은 흔히 좁은 의미의 엔지니어를 칭하는 게 아니고 좀 더 넓은 의미의 경력사원을 칭하는 것이다.
좋은 인재 채용을 위한 준비와 방법 측면에서 원석과 기술자 채용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당연히 원석 채용이 기술자 채용보다 쉽다. 원석 채용은 단일한 기준을 정해서 거기에 맞는 사람만 고르면 되며, 그들이 입사한 이후에 배치하는 부서나 업무도 대부분 대동소이하기에 큰 고민이 필요없이 그저 조직에 맞게 교육, 개조, 세뇌시키면 된다. 하지만 기술자의 경우는 이보다 훨씬 복잡하고 많은 기준이 필요하다. 원석은 최초 염두에 둔 부서와 업무가 맞지 않아도 다른 곳에 배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기술자는 상대적으로 그 여지가 적다. 가령 투수를 스카우트해서 어느날 생각보다 실력이나 성적이 부진하다 해서 곧바로 포수나 타자로 전향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처럼. 기술자들은 아직 완성은 아닐 지라도 자기가 잘하는 것과 미래 커리어 골이 원석보다는 구체적이고 지향적이다. 그러므로 채용을 위한 직무분석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아예 지원을 안할 것이며, 부정확한 경우엔 입사 이후에도 본인의 성과와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기에 계속 조직에 머물지 않으려 한다.
원석 즉 신입사원은 어떤 기준으로 채용해야 할까? 난 확실한 미래 희망하는 경력과 관련된 색깔이나 주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채용하여 배치, 운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경력 지향점을 말한다. 하다못해 구매팀에 지원을 했다면, 단 하루짜리 교육이라도 관련 기관의 교육을 수강했다든지, 자격증을 취득했다면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다.
면접관이나 부서장은 서류 전형이나 면접 전형 시 이력서와 면접 결과를 가지고 스스로 자문해 본다. 이 사람을 뽑아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그저 머릿수만 채워서 한달여간의 합숙교육으로 ㅇㅇ人으로 세뇌하고 개조하는 시대는 이젠 과거의 일이다. 최소한 대학으로 치면 전공학과, 단과대 혹은 문/이과라도 구분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수험생이라도 그저 ㅇㅇㅇ대학교에 입학시키지 않는 것처럼. 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직관에 의해 채용을 결정한 경우, 성공적인 채용으로 이어지는 확률의 타당성 계수가 0.05~0.19 수준이라고 하는데, 보통 0.5 이상의 타당성 계수를 유의미하게 본다. 0.2이하의 경우 거의 상관관계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고 이런 채용은 제비뽑기 수준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