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휴식은 따로 또 같이
바야흐로 충전의 시대다.
요즘 세대는 충전하면 스마트폰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충전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내 기억의 기준으로 가장 오래된 충전의 기억은,
30년 전 언저리쯤 20세기에, 지금은 민속박물관이나 드라마'응답하라 19**'을 보면 발견할 수 있는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에 들어가는 손가락만 한 건전지를 충전해서 썼던 게 가장 오래된 충전의 기억이다.
하루의 일상이 아침에 집에서 나와서 사무실 등 충전이 용이한 곳에 있다가 저녁에 집에 들어가는 패턴이다 보니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워치등은 대부분 50% 이상의 충전량을 가리키고 있고, 충전이 부족하여 충전 Bar가 빨간색으로 변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래서 가끔 스마트폰의 배터리 Bar가 빨간색이 될 만큼 줄어들고, 무시무시한 팝업 경고창으로 배터리가 얼마 없다는 스마트폰의 경고라도 보게 되면 슬슬 맘이 급해진다.
물론 계속 잔여 배터리가 20%면 아직 1/5이나 남았다는 거야,라고 스스로 자위해 보지만 그래도 불안하다.
그러다 드디어 사무실이나 집에 도착하여 충전기에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순간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의 안도와 함께 뭔가 큰 만족감이 밀려온다. 마치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지만, 통장에 월급이 꽂혀서 불어난 잔고를 보는 기분과 유사하다.
휴식도 마찬가지다.
방전하여 게이지가 빨간색으로 될 때까지 사용 후 충전하는 것보단 짬짬이 쉴 수 있을 때 쉬는 것이 좋다.
즉, 휴식을 명절 연휴라고 생각하지 말고, 스포츠 선수들이 코트를 체인지하거나 잠시 땀을 닦으면서 얻는 짧은 순간처럼 항상 곁에 두는 것이 좋다.
충전하듯이 휴식을 염두에 두고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충전바의 게이지를 채우는 것 이상의 방전의 두려움을 줄이고 좀 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을 얻을 수 있다.
물론 테니스 선수가 수건으로 땀을 닦으면서 공을 치지 않듯이, 일과 휴식이 뒤섞이지만 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