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빠까지는 아니지만 스맛폰, 워치, 태블릿을 애플제품을 사용한다. 깊은 기술적 이해를 가지고 쓰는 건 아니지만 나름 만족하며 쓰고있다. 사실 대안도 썩 마땅치 않은 것도 있다. 그중 태블릿은 거의 10년이 넘게 두개 기종을 연이어서 쓰고 있고 지금 쓰고 있는 건 펜슬이 있는 모델이다. 애플의 모든 제품이 그러하듯, 펜슬의 가격도 내 기준으로는 비싸다. 165,000원. 그래서 더욱 그 기능과 쓰임새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여지껏 구입하지 않았다. 물론 써보기는 했다. 기능 중 내가 가장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건 의외로 펜슬 본연의 기능보다는 펜슬을 자석식으로 몸통에 부착하는 기능이었다. 현재 시중엔 1/4가격에 이 기능까지 가능한 짝퉁 펜슬도 판매중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펜슬이 이 기능이 없어서 볼펜꽂이를 핸드 메이드하여 책상 위에 놓고 사용하니 수시로 펜슬을 사용할 수가 없다.
펜슬을 보며 두가지 생각이 들었다. 모든 기업의 숙원인 차별화는 혁신적이고 기발한 혹은 세상에 없던 것으로 좌우되기도 하지만, 이렇게 누구나 다 아는 그래서 남이 하는 걸 보고나면 왠지 내 주머니에서 뭔가 빠져나가서 뺐긴 느낌이 드는 수준의 사소한 경험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는걸. 가끔은 "졌잘싸"의 심리로 나도 저 정도는 할 수 있다며 근거없는 자신감과 함께 미래를 기약하는 버팀목이 되어주곤 한다. 결국 차별화는 멀리 있지 않고 매일의 경험속에 있는 그 무엇을 어떻게 인지하여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적용 하는냐가 핵심일 것이다. 그 전제 조건은 문제 의식, 물음표이다. 현상을 반영하고 유지하는 경험을 주는 제품은 이미 시장에 많고 게임체인저로서는 역부족이다. 결국 게임 체인저는 기존의 기능과 경험에 대한 의문이 동력이 될 것이다.
두번째는, 소비자(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연구가 결국 혁신, 제품 개발, 연구개발의 필수조건이다. 그 대상도 거창한 인간 심리나 행동보다는 생활 속의 작은 불편과 필요에 집중 해야한다. 이런 일상의 경험이 시간과 경험의 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많은 소비와 선택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소비자 의사 결정 과정을 보면 문제(욕구)의 인식과 활성이 모든 소비 행동의 시작인 것처럼, 그 처음의 문제와 욕구를 캐치해서 여하이 제품과 서비스에 담아내느냐가 차별화의 키 포인트다.
이를 리더십에 적용해보면, 첫번째는 리더십의 성패는 이벤트나 큰 계기 보다는 작은 평소의 직원 경험을 통해서 전달되고 좌우된다. 둘째는, 차별화된 리더십은 결국 구성원에 대한 문제 의식과 관찰 그리고 리더십을 상품으로 가정했을 때, 본인의 리더십의 대상이자 소비자인 구성원들의 감춰진 욕구를 파악해서 리더십에 적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구성원에 대한 개별적이고 인간적인 관심과 호기심, 그리고 이들의 성공을 도와주기 위한 "애원(愛員)" 정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