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0시를 기점으로 수도권 지역은 점점 더 확산되어가는 코로나에 맞서 사회적 거리 2.5단계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언젠가부터 우리 팀 사람들은 밖에 나가 점심을 먹는 것 보단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거나 출근 길에 샌드위치나 샐러드를 사오고 이도 아니면 배달을 시켜 점심을 해결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오늘도 그런 점심들 중 하루였다.
누구는 김밥을, 누구는 샐러드를, 누구는 샌드위치를 챙겨와 각자의 의자에서 방향만 서로를 향한 채 점심을 먹으며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다.
그렇게 이야기가 흐르고 흘러 학창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동료 A : “저는 학생 때 클라리넷 불었어요”
동료 B : “어?! 저는 색소폰 불었는데! 사실 예체능이란 예체능은 다했어요”
동료 C : “저는 2년 정도 미술을 했어요.”
(이때 A,B,D, 나 : “그래서 그렇게 투시를 잘했구나!”)
동료 D : “저는 학생 때 사물놀이를 했는데 그때 꽹과리를 맡았어요. 장구를 제일 잘 치는 사람이 꽹과리 칠 수 있는거 알죠?ㅎㅎ ”
이렇게 각자 학창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보니, 나는 무엇을 했었지? 라는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미술에는 딱히 흥미가 없었고, 호기심이 가득했던 바이올린은 배우지 못했고, 7살때부터 12살때 까지 5년간 동생과 함께 피아노 학원을 다니긴 했지만 기본 손동작조차 잊어버렸으니 나는 무얼 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집에 와 노트북 앞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 나는 수영을 했었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내가 어렸을 적 아빠는 늘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저녁 식사보단 운동 가방을 챙겨 헬스장으로 향했다.
(놀랍게도 이 부분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때 당시 그 헬스장은 수영장도 같이 구비가 되어 있어 아빠는 헬스와 수영을 병행 했었는데 그 때문인지 나랑 동생도 일주일에 3번, 집 근처 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웠다.
물에 대한 겁이나 두려움보다는 재미가 앞서 발차기부터 시작했던 나는 어느새 잠영이나 다이빙, 턴 까지 배우게 되었다.
‘수영 대회 나가보지 않을래?’ 라는 선생님의 권유에
집에 돌아가 엄마에게 이를 전하니 수영을 이제 그만 다녀도 되지 않겠냐는 말이 돌아왔다.
엄마의 말과 함께 나는 더 이상 수영 강습도 나가지 않았고, 대회도 물론 나가지 않았다.
성인이 되고 난 후 그때 왜 그만두라고 했냐고 엄마에게 물으니 엄마는 왠지 내 진로가 체육 쪽으로 정해질까봐 걱정이 돼서 그랬다고 했다. 체육보다는 공부에 좀 더 집중하는 딸을 원했던 것 같다.
수영을 그만 둔 것에 대한 후회는 없지만 그래도 대회 한 번쯤 나가봤다면 내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엄마의 염려대로 정말 체육쪽으로 나갈 만한 인재였는지 확인해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주 작은 후회는 남아있다.
어렸을 적 수영을 배워둔 덕분에 지금도 여전히 물을 좋아하고 더운 여름날이면 워터파크나 바다, 계곡을 찾기 보다는 수영장을 들려 ‘수영’을 한다. 물론 올해는 코로나때문에 수영장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