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환 <내면소통>, 릭 루빈 <창조적 행위 : 존재의 방식>
환각이란?
일반인이라면 감각상태는 유입되는 감각자료에 대해 능동적 추론을 통해 지각편린을 생산하고, 생산된 지각편린에 대해서는 계속 새롭게 유입되는 감각자료와 대조해 예측오류를 지속적으로 수정해 나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에러-수정 추측 모델에 이상이 생기면 실재하지 않거나 왜곡된 지각편린을 생산하게 되고, 이것이 환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건강한 일반인도 환각을 경험한다??
바로 꿈을 꾸고 있을 때다.
일반인의 뇌가 렘수면으로 전환될 때의 작동방식은 조현병 환자의 뇌 작동 방식과 놀랄 만큼 유사하다. 우리가 꿈속에서 경험하는 온갖 일들이 비논리적이고 환상적인 이유는 깨어 있을 때와는 달리 잠을 자는 동안에는 능동 적 추론의 오류를 제어할 수 있는 감각정보가 뇌에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 즉 능동적 추론에 대한 오류 수정의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꿈을 꾸는 동안에는 마치 조현병 환자처럼 비논리적인 환각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259면)
'니미따(nimitta)'는 명상 자체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김주환 교수는 우리가 전통적인 명상 수행을 할 때 눈앞에 이미지나 빛이 보이는 것을 '니미따'라고 해서 수행이 한 단계 높은 경기에 올라갔다는 지표로 여기지만 사실 그것은 명상 자체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그저 시각중추와 관련된 뇌의 능동적 추론 시스템과 하향적 생성모델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일 뿐이다."라고 설명한다. (260면)
망상은 헛것을 믿는 것이다
망상은 부적절한 근거를 바탕으로 한 굳은 신념을 지닌 상태가 곧 망상이다.
우리는 김주환 교수가 말한 것처럼 여러 "망상"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인류가 수천 년간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를 믿었던 것처럼 (사실 태양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움직임에도), 혈액형이 사랑의 성격을 결정짓다는 다고 믿기도 한다.
나 또한 내가 혈액형 "A형"이라 소심하다고 믿었던.. 아직 믿는 사람이기도 하고, 우리 식구의 어떤 문제를 두고 "여섯 명 모두 소심한 A형"이라 그런 건가 하는 지극한 망상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다. 본질적인 것은 그것이 아닌데 말이다.
사람들 또한 손금이나 궁합, 사주를 믿고, 정치적 이데올로기, 잘못된 종교적 신념 등에 빠지기도 한다.
간혹 사람들은 자신의 망상이나 환각을 '진리'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의 신념과 상충되는 상대를 위협적인 존재로 받아들이며 결국 그러한 잘못된 확고한 신념은 폭력을 불러온다. 그것이 인류의 역사라고 말하는 김주환 교수.
우리가 "진리"라고 믿는 것, "진리"에 집착하는 것이 "진정한 진리"인지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지름길은 없다
지름길은 시간을 절약한다고 착각하게 할 뿐
예술가는 삶을 의. 도. 적. 으로 천천히 경험하고 같은 것을 새롭게 경험하고자 하는 존재 (99면 참고)라고 말한다.
독서를 하면서도 영감을 주는 문단을 읽을 때 우리는 그 안에서 새로운 것을 깨달을 수 있다고 한다.
새로운 의미, 더 심오한 이해, 영감, 뉘앙스가 뚜렷해진다. (100면 참고)
우리가 효율성을 따지는 것은 창조적인 활동에 있어서 매번 옳은 행동은 아닌듯하다.
작가가 말하듯 우리는 더 깊은 통찰, 의도적인 행동, 반복, 인내심, 있는 그대로 수용함을 더 앞선 기준으로 세워야 한다. (101면 참고)
잠결로 돌아다니는 몽유병 환자처럼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작가는 있는 그대로를 수용함으로써 인내심이 발달하며 우리가 울림을 주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꼭 필요한 덕목임을 이야기한다.
지금의 우리들은 현실을 살아가면서 무미건조한 마음으로 극대의 효율성만을 따지며 살아가는 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마치 체크리스트의 목록을 지우는 것에 집중한 작업자의 모드로,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몽유병 환자처럼... 그렇게 자신의 삶의 역할을 맞춰놓은 건 아닌지.
우리는 좀 더 느긋해질 필요가 있다.
한 번쯤은 하늘의 구름을 올려다보고 그 흐름을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마음에 모여든 구름이 왜 생겼는지도...
"끊임없이 위대함을 환영하는 상태에 머물러라"는 작가의 말처럼 오늘 하루도 감사하는 삶, 감탄하는 삶으로 채워지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