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사이일수록 더더욱

[읽고 쓰는 삶 266일 차] 시라토리 하루히코 <붓다의 말>

by 윤서린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왜 이리 거리감이 있을까.

몸으로 익히지 않은 것은 쉽게 잊게 돼서일까.


몸이 피곤하면 신경이 더 예민해지니 평소라면 농담처럼 건넬 수 있는 잔소리가 어제저녁에는 나도 모르게 날카로운 소리로 나왔다.


어차피 25년 동안 바뀌지 않은 상대의 생활패턴이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왜 그리 화가 나서 서로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을까. 꼭 그러게 예민하게 반응해야 했을까.


“왜 그리 화를 내면서 말해!”라는 상대의 말을 듣고서야 나는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사실 이게 뭐 대수라고. 그냥 내가 해도 될 것을. 하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이런 반복되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짜증이 났던 것 같다. 내 말을 무시당하는 느낌이었달까. 분명 불편하니 바꿔달라고 부탁한 게 수백 차례인데 전혀 바뀔 생각이 없는 상대의 태도가 얄미웠던 것 같다.


이렇게 마음이 좁쌀만 해질 때는 <붓다의 말>을 펼친다.

평정심, 관대함, 관용, 배려….


늘 부드러운 말투를 쓰고, 타인의 허물을 눈감아 주고, 관대한 마음으로 베풀라는 말씀을 다시 읽는다.

결코 화내지 말라는 말에는 과연 ‘결코’가 가능할지, ‘늘’ 부드러운 말투를 유지하는 게 가능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마음에 새기고 그렇게 살아가보려고 노력하는 자세만은 잃어버리지 말아야겠다.


어제 내 잘못을 깨닫고 곧바로 사과했지만 아직 미안한 마음이다. 상대는 나의 여러 단점들을 그저 묵묵히 기다려주는데 그것에 비하면 나는 너무 작은 그의 단점을 눈덩이처럼크게 불려서 화를 냈다는 것이 부끄럽다.


서로 좀 더 조심하고 배려해야지 싶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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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토리 하루히코 <붓다의 말>

[최고의 삶]

부모와 연장자에게 정중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

늘 부드러운 말투를 쓰고 타인의 허물을 눈감아 주라.

언제나 곧고 바른 마음을 가지라.

관대한 마음으로 베풀라.

아낌없이 주라.

타인이 간청을 해 오면 마음을 다해 대하라.

결코 화내지 말라.

• 산유타니카야 제11편 제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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