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티라노 Mar 18. 2020

브런치가 나에게 선물해 준 것

기획출판은 아직이지만 괜찮아.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어느새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제대로 하지는 못했어요. 먼저 꾸준히 쓰지 못했고, 또렷한 콘셉트를 잡지도 못했습니다. 그냥 그때그때 떠오르는 것들을 썼어요. 마냥 용감했다고 할까요. <브런치>는 작가들에게 최적화된 플랫폼이라고 하더라고요. 많은 출판사 담당자분들이 들어와서 좋은 글이 없나, 발굴할 만한 작가가 없나 눈에 불을 켜고 들여다보신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단 한차례도 출판 제의도, 강의 제안도 받지 못했습니다. (크흑)

제대로 활동하지도 않았으면서 놀부 심보라고요? 저도 압니다. (흑흑) 그래도 주변 사람들이 강의 제안, 기고 제안받고 출판 의뢰도 들어오는 걸 구경만 할 때 괜히 입맛이 썼어요. 그럴 수 있잖습니까. (하하)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생각해보니, "기획출판 제의만 안 왔을 뿐, 브런치가 저한테 선물해 준 게 참 많구나" 하고 깨달음이 딱 왔어요. 이 기분을 나눠보고 싶어서 오랜만에 글을 한 번 써봅니다.  



1. POD 출판이지만, 내 책♡

 

2017년에 책을 한 권 어떻게든 써봐야지, 하고 괜찮은 앱이나 플랫폼이 없나 돌아보다가 <브런치>를 만나게 되었어요. 원고는 어떻게 정리하는지, 편집은 어떻게 하는지, 유통은 어떻게 할지 아는 것은 정말 1도 없는 상태에서 브런치 '글쓰기' '발행하기' 버튼을 용감하게 눌러댄 덕분에 책이 한 권 나왔습니다. <브런치>에서 부크크라는 출판사와 연계하여 자가 출판할 수 있게 도와주더라고요. 저는 당시 정말 무식하게, 용감하게, 제가 하고 싶은 말 정리해서 일단 책을 한 번 내봤습니다. 오, 어찌나 신기하고 기분 좋던지요. 물론 저자 파워가 없고, 기획, 마케팅도 전혀 진행되지 않았던 터라 지인이 사주거나 제가 사서 지인들 나눠주는 선에서 그쳤지만요. 그런데 의외의 새로운 독자분들이 읽어주기도 하셨고, 내용이 좋다며 정식으로 기획 보완해서 책 내보라는 응원도 많이 받았답니다! 


얼마 전 <브런치>를 통해 만난 문우 중 한 분인 일과삶 작가님이 <브런치>를 통한 POD 출판(자가출판, 독립출판)에 대해 자세한 안내글을 써주셨어요. 독립출판에 대해 관심 있으신 분들께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링크 남겨 드립니다. https://brunch.co.kr/@worknlife/470

저처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출판>을 누르는 헐렁한 분이 아니십니다. 표지 디자인부터 속지 편집까지 깔끔하게 진행하셔서 기획출판 못지않은 퀄리티의 책이 나왔어요. 일 잘러의 내공이 느껴지는 독립출판 안내글이었습니다. 무료 강의도 진행하신다고 하네요. (광고 아님, 링크 공유 부탁받은 거 아님!)


2. 사랑하는 후배, 멘티

꼬맹이가 꼬맹이를 안내해 주는 멘토링일 수도 있지만요. 

제가 멘토링 노트 책을 쓰면서 소망했던 것이,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멘티를 만나는 것이었어요. 저도 제 삶의 문제들을 만나서 고민해보고 극복해 보면서 스승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저도 동일하게 베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주변 사람들에게 진로상담이나, 사회생활 상담(?), 법률상담은 자주 해줬지만 뭔가 지속 가능한, 함께 성장하는 관계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데 브런치의 제 글을 읽은 독자님 중 한 분이 멘티가 되고 싶다고 용기를 내서 연락을 주셨어요! (제가 멘티분을 만나고 싶다고 글은 썼지만, 실제 신청해 주는 분이 계실지 의문이었는데 어떻게 연결이 된 거죠!) 지금 제가 다니는 회사의 계열사에 입사해서 너무 잘 다니고 있어요. 같이 글을 쓰고 고민을 나누고 응원해 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죠. 브런치가 아니었다면 만날 수 없었던 인연이었죠. 


3. 소중한 글 쓰는 인연들 

글쓰기는 작은 축제 같아요. 함께 하면 더욱 즐거운.

브런치 글을 읽다가, 경험 수집 잡화점을 운영하는 피터님의 블로그에 흘러들어 갔어요. 마침 글쓰기 모임이 있더라고요. 브런치 북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하셨던 <공대생의심야서재> 작가님이 온라인 글쓰기 모임을 처음 시작하신는 정보를 얻었죠. 가벼운 마음으로 1기로 가입을 해서 글을 썼는데, 너무 좋았어요.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좋은 에너지를 얻었고, 써보지 못했던 장르의 글도 써봤고, 제 글이 다른 사람에게 '읽히는' 좋은 경험도 해봤어요. 공심님의 피드백도, 문우들의 피드백도 당시 팍팍했던 제 일상에 활력을 주었답니다. (그림 보고 소설 쓰기를 했던 그 주는 정말 행복했어요. 후후) (이 또한 광고 아닙니다. 혹시 글쓰기 모임 정보를 얻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제 경험을 나누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밝혀둡니다!) 


4. 정체불명(?)의 구독자님들♡ 


꺅. 구독자가 한분 늘었어!

한동안 브런치에 글을 못 썼는데도, 어쩌다 가끔 브런치 알람이 옵니다. 제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분들, 구독을 눌러주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어쩌다 생각나는 걸 가끔 끄적이기만 하는 저에게 구독자가 무슨 의미냐, 하실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누군가 제 글을 읽어주고 공감해 준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 참 행복한 일이라는 걸 요즘 <구독합니다> 알람을 볼 때 생각합니다. 아직 제 글의 주제나 콘셉트도 명확하게 잡히지 않았고, 제 글 만의 개성이나 매력을 만들기엔 꾸준히 쓰지도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읽어주시는 구독자님들 정말 감사드려요. 오늘 덕분에 행복했다는 말씀을 드리며, 부족하나마 글을 계속 써야겠다는 다짐을 새로이 해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와중에도 브런치 가족들은 건강하시길. 마음만은 자유로이 세상을 누비 시기를 기원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양육비, 안 내도 되는 돈이 아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