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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라노 Dec 02. 2020

좋은 이혼변호사 선택하는 법

변호사가 알려주는

지난주 출근길에 브런치 앱을 켰다가, [이혼 변호사 찾아 삼만리]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그중 '이혼변호사 시장에서는 확실히 개인이 '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대목이 유독 제 눈길을 끌었어요. 아는 변호사가 없는 사람들 입장에서 어떻게 변호사를 찾아보고, 선택하는 것은 퍽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ttps://brunch.co.kr/@readymaidlife/4 


저는 변호사이기는 하지만 이혼사건은 담당해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이혼 사건 대리를 부탁하면 아는 변호사님들 중 좋은 변호사님들을 소개해 주고는 합니다. 실제로 이혼절차를 (고통스럽지만 비교적 잘) 마무리한 분들도 계시고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지인들에게 변호사님들을 소개해 드리는 기준을 한번 말씀드려보려고 해요. (제가 이혼사건을 업으로 하지 않으니까 보다 객관적이지 않을까요?)


1. 의뢰인의 현명한 결정을 '이끌어내'주는 변호사를 만나라


보통 변호사를 선임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아래 세 가지를 궁금해합니다.


1) 그 분야 전문가인가.

2) 승소율이 높은가.

( 출신학교, 석차를 궁금해 하는 분들도 종종)


둘 다 중요한 정보입니다만, 이혼사건에 있어서는 비교적 '덜' 중요합니다. 우선 이혼사건은 변호사들이 처리하는 다른 사건에 비해 어렵거나,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는 아니거든요. (M&A, 국제 세무, 상고심 사건 등에는 해당 분야 전문가로 이름이 높은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만..)


그럼 이혼 사건에서는 무엇이 중요할까요. 의외로 경청과 기다림이 중요합니다. 의뢰인이 자신의 내밀한 사생활을 공개했을 때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스로도 자신의 결정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 적절히 유사한 사례들을 짚어주며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해 주는 변호사님을 만나는 것이 좋겠죠.


예저네 변호사 사무실에 혼자 찾아가기 좀 꺼려진다는 친구를 데리고 가서 같이 상담을 해준 적이 있었어요.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반드시 지금 결정할 필요는 없어요. 2주 간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결정하시는 것이 좋아요. 고민할 시간을 따로 떼어놓고 본인과 깊은 대화를 나눠보세요. 6개월 후, 선생님이 아이와 그동안 가고 싶었던 곳으로 여행을 갔는데, 아 미운 구석도 있지만 그래도 이 남자가 있어서 의지가 된다, 이렇게 생각이 될 것 같은지, 아니면 아 헤어지기를 잘했어. 계속 살았어도 더 노력했어도 화목한 가정을 지키기는 어려웠어. 하루라도 빨리 결단한 게 잘한 거야,라고 생각이 될 것 같은지. 2주 이상을 쓰지는 마세요. 생각이라는 게 2주를 넘어가면 맴돌기 마련이니까요.  


이 친구는 결국 변호사님과 이혼절차를 진행했고 잘 마무리했습니다. 그 친구도 그 변호사님이 상대방과 잘 싸워준 것뿐만 아니라, 본인의 마음을 기다려주고, 좋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줘서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이혼소송은 돈 받고 끝나거나, 처벌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서 '나에게 좋은 결정'을 고심해 보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혼 성립 여부, 친권/양육권, 재산분할, 양육비까지 다각도로 고민해 보셔야 하니까요. (양육비는 알아서 주지 않으면 집행을 통해 받아오는 게 워낙 어렵기도 하고요. 에효)


2. 그래도 실력이 중요하지 않나요.


네, 법률대리인을, 거금을 주고 선임하는데 당연히 실력이 중요합니다. 이 부분은 어떤 기준을 드리면 좋을지 한참 고민해 봤는데 딱 떨어지는 답이 안 나오네요. 좀 안타깝지만 지인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는 것이 아니라면 운의 영역일 수도 있겠습니다.

(승소율이라는 게 정확하게 공시되지 않고, 사실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 '전문분야로 등록했냐' 이건 중요한 변수가 될까요?

전 솔직히 중요하게 고려하실 사항은 아닌 것 같아요.

다른 민형사 사건을 두루두루 하시는 분이 이혼 사건 잘하시는 경우 매우 많거든요. 그리고 전문분야 등록이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그 분야에 관심이 있다" 정도 의미로 보시면 되겠어요.


저라면, 우선 몇 개 법무법인 사이트에 들어가서 직접 올린 포스팅을 1차적으로 검색하고 제가 법률적 조언이 필요한 질문을 몇 개 들고 가서 답변을 들어보고 결정할 것 같아요.


광고성 포스팅은 반만 믿으시면 되는데, '어려웠지만 해냈다' 이런 내용을 적절히 걸러 들으시고

~ 사안에서 이혼을 성립시켰다, ~사안에서 단독 친권/양육권을 받아냈다 정도의 결과만 추려서 "이런 사건 하셨던데 제 사건에 대한 예상 의견은 어떠시냐" 이렇게 물어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된다, 이 정도는 받을 수 있다", 이런 답변보다는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솔직히 어렵습니다만, 실무 사례에 비추어 ~ 정도는 합리적으로 기대해볼 만합니다." 정도의 조심스러운 답변을 주는 변호사님을 선택하시기를 권합니다. (재판부 성향에 따라 예상과 다른 판결이 나오는 경우가 분명히 있습니다. '장담'하는 변호사가 반드시 실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 참 사족을 하나 붙이자면,

아 참, 변호사에게

"저 이혼해도 될까요?"

"이럴 땐 역시 이혼이 답이겠죠?"

이런 질문을 하는 사례를 꽤 자주 보는데요.


이럴 때는 생각을 한번 정리해서 물어보시는 것이 더 상담에 효율적이실 겁니다.


"이런 사안에서 이혼을 하고 싶은데 가능하냐"

"하고 싶지 않은데 방어할 수 있냐"

"이런 경우, 내가 단독 친권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냐"

"~의 경우, 재산분할 비율이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냐"

등등의 질문 정도로 한번 다듬으셔서 물어보시면 더 유의미한 상담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댓글 남겨주시면 답변 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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