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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티라노 Aug 20. 2022

'개는 훌륭하다'를 보며 육아를 배우다.

강형욱 훈련사님께 새롭게 배운 것.

언제부턴가 유튜브 알고리즘이 나를 '개는 훌륭하다'라는 프로그램의 동영상 클립으로 이끌었다. ([강아지], [개], [강형욱] 등의 검색어를 입력한 기억이 없는데 왜 이 영상들이 떴는지 모르겠는데, 아마 오은영 선생님의 "금쪽같은 내 새끼"나 "금쪽 상담소"를 많이 시청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개는 훌륭하다> 동영상 댓글에 오은영 선생님과 강형욱 훈련사님 정말 대단하다, 훌륭하다, 이렇게 두 분을 같이 언급하는 댓글이 많았다. (훈육(훈련)을 거쳐 달라진 아이(강아지)의 모습을 보면 두 분 다 정말 대단해 보이기도 했다) 심심풀이로 동영상 하나를 틀었다가, 나도 모르게 점점 빠져들었다. 카네 코르소 같은 대형견은 잘못 물리면 진짜 큰일 나겠다 싶어서, 엄청 긴장하면서 보기도 했다(표지 그림이 카네 코르소! 마피아 견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단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이 굉장히 조심스럽기는 한데, 아이들을 키우는 것과 개를 교육시키는 점은 어떤 면에서는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 둘을 키우는 '보호자'인 나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 있었다. "우리 개는 안 물어요."라는 말과, "우리 애가 이유 없이 친구를 괴롭혔을 리 없어요"라는 말은 어딘지 닮아있지 않은가. "우리 개가 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라는 말과 "우리 애가 오죽했으면 그랬겠어요."라는 말도 닮아있지 않은가. 무분별한, 과잉 애정을 받은 강아지들은 커서 맹견이 되고, 다른 개나 사람을 위협하고, 물어버린다. 아직 어렸을 때, 배움의 기회가 있을 때 적절히 훈련을 받았다면 맹견이 되어버린 개도, 그 주변도 훨씬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었을 텐데.

물론 개에 대한 훈련과 인간에 대한 교육 방법이 다 같을 수는 없다. 당연히 다를 것이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1. 예뻐만 해주면 안 된다.

무분별한 애정을 주는 것은 개에게 독이 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물어서 안락사의 위기에 처한 개. 그럼에도 그 보호자는 그 개가 예뻐서 강하게 통제하고 훈육하지 않았다. 보호자에게는 한없이 사랑스러운 대상이어서 안아주고 싶고, 사랑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을 통제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동영상으로 보면 보호자의 행동이 답답하고 이해가 안 되기도 하지만, 나라고 다를까. 나도 아이의 행동을 보고 바람직하지 않다, 훈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애교를 부리며 다가오는 아이를 보며 '에이, 그냥 넘어가자, 다음에 말하지 뭐.'라고 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우리 아이들은 수줍음 때문인지, 교육이 부족해서인지 할머니, 할아버지께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를 잘하지 않는다. "할머니께 인사드려야지?" 해도 내 뒤로 숨곤 하는데, 나는 몇 번 그냥 넘어갔었다. "쑥스러워서 그랬쪙~" 하면, "그래도 인사는 하는 거야~"하고 넘어갔는데, 결국 행동수정이 안되었다. 어느 날 남편이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야, 당장 차렷!"하고 목소리 깔고 말하자마자, 허리도 45도 딱 굽히며,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하는 것을 보고 때론 예뻐만 하지 말고 단호하게 가르쳐야겠다고 통감한 적이 있었다.

2. 보호자가 주도권(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진짜 인상 깊게 보았던 포인트 중 하나. 보호자가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보호자가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고, 보호자와 개를 보호해 줄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개가 보호자와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부담감 아래에 무리한 행동(위협, 무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육아를 하면서 이 부분은 아직 유레카! 하고 다가온 순간은 없었는데, 아마 아이가 커가면서 더 많이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 부모님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돌발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해 줄 능력이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게 아이에게 참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지금은 6살, 4살인 우리 집 아이들. 지금까지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잘 자라 주었다. 이에 감사한다. 그런데 아이들은 굉장히 빨리 자란다. 힘이 세지고, 덩치가 커지고, 앞으로는 또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살게 될 것이다. 지금 나와 남편이 눈 똥글, 귀 쫑긋하고 아이들을 바라보고 잘 훈육해서 사회성이 잘 발달한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강한 힘을 지니고도 타인을 지나치게 경계해 으르렁 거리거나 입질을 하는 맹견 같은 사람이 아니라, 영민한 레트리버나 군견으로 멋지게 활약하는 벨지안 말리노이즈 같은 대형견 같은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란다. 영민하고, 강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오늘도 좀 더 지혜로운 보호자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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