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P 바인더: 연간계획 세우기 1탄 - 심플 ver.
3P 바인더 홈페이지에서 기본형 속지를 구입하면 연간계획을 쓰는 공간이 있다(하기 사진). 여기부터 작성해 본다. 연간계획부터 작성하는 이유는 피드백과 역 스케줄링(reverse-scheduling)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1년 후의 미래는 상상하기 쉽고, 평소에 피드백 습관이 되어 있지 않다고 해도 1년 단위의 피드백은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3P 바인더를 포함한 플래너 류가 1년 단위로 나오기 때문에 작년 것과 올해 것을 대조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성장폭을 확인할 수 있다. 연간계획을 세우는 법은 총 3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예정이다. 먼저 이번 1탄에서는 가장 쉽고 간단한,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 방법을 설명할 예정이다. 갑자기 시간 걸리고 할 것이 많은 내용을 하라고 하면 안 하게 되는 게 사람 마음이니까. 하지만 2탄과 3탄의 연간계획을 세워보는 것의 유익은 분명히 있으니, 자신 있는 사람은 2탄, 3탄의 방법에 도전해 볼 것을 추천한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3탄으로 인생계획 먼저 점검하고, 1탄의 내용에 따라 13개 목표로 연간 목표를 축약한 후, 2탄의 만다라트 툴을 이용해 방법론을 점검하는 것이다. 그리고 월간 및 주간 스케줄에 반영하는 것이다.)
빈 종이를 꺼낸다. 그리고 목표를 13개 그냥 쓴다. 목표가 작은지 큰지, 달성하기 쉬운지 어려운지는 일단 고민하지 말고 2018년 한 해에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쓰면 된다. 작성 시간을 길게 잡지 않는다. 손으로 글 쓰는 속도에 따라 조금 다르겠지만 5분이면 충분할 것이다. M2 멤버들은 사부 강의를 들으러 간 자리에서 바로 써서 서로 공유하고 피드백을 했다. 내 목표를 공유하면 다음과 같다. 13개의 목표는 달성 중에도 수정할 수 있으니 처음부터 너무 심력을 소모하지 않도록 한다. 프로토 타입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만들면 된다. 나는 13개의 목표 중 몇 개는 새로운 도전으로, 나머지는 내 생각에 달성이 가능하다고 판단되거나, 즉 견적이 나오거나,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완료될 이벤트로 구성했다. 아래는 마음 가는 대로 작성한 내 2018년 계획이다.
작성한 13개의 목표를 다시 읽어본다. 만약 두근거리지 않으면, 일부 수정한다. 너무 쉽게, 낮게 설정하면 목표는 당연히 달성할 수 있겠지만 달성하는 과정에서 신이 나지 않는다. 만약 목표를 봤는데 설레긴 하는데 부담스러우면 목표가 너무 높은 것일 수 있다. 이때는 살짝 하향 조정해도 좋고, 그냥 두어도 좋다. "과연 할 수 있을까? 되면 좋을 것 같은데, 일단 해봐?" 이 정도 느낌이 드는 목표로 잡으면 좋다.
나의 목표 수정사항은 다음과 같다. 하나. 체지방률 관련한 목표를 좀 더 상향 조정했다. 1차에서 잡았던 체지방률 23% 유지 목표를 22% 달성 및 유지로 바꾸고, 체중감량 목표를 추가했다. 이렇게 바꾸면 심리적인 부담이 조금 더 커진다. 23% 유지 목표는 근무가 힘들었던 날은 맛있는 것을 먹자, 지금 현상태로 유지하자는 마인드라면, 22% 유지 및 체중감량은 계속 엄격한 식이조절과 운동 스케줄을 고수하겠다는 의미이다. 멘탈 관리가 필요한 영역이라 나에겐 새로운 도전이지만 임신 전에 입었던 옷들을 마음 편히 입게 될 생각을 하면 설렌다. 둘, 연봉협상 관련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한번 연봉협상을 해보는 시도를 한다는 데 이의를 두려고 했는데, 협상에 도전하는 김에 목표액수를 정해서 협상에 임해 보고자 한다. 이제까지는 연봉 테이블에 따르기만 했던 나에게는 사실 살 떨리는 도전이다. 셋, 새로운 소송 분야 관련 정보를 알아보겠다는 내용 대신 적금 목표를 세웠다. 알아보는 것도 진행할 예정이기는 하지만, 아직 소속이 있는 몸이라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는 없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은 연간 13개 목표 안에 포함시킬 필요는 없다고 판단되었다. 적금 목표도 새로운 도전이다. 예전에 혼수 장만과 같이 목돈이 들어갈 일이 있으면 무이자 12개월로 긁고 갚아가면서 살았다. 처음으로 해보는 거라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제 자녀도 생기고 안정적인 주거에 대한 현실적인 필요가 있으므로 판단해서 13개 목표로 선정했다.
13개 목표를 확정했으면, 마감 일정과 달성치를 설정한다. 어떤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를 100%로 볼 것인지에 대한 정량적인 평가기준을 세워야 한다. 회사에서도 연간, 그리고 반기별 목표(MBO)를 세우고 정량적인 평가기준을 미리 마련해 두라고 한다. 정성적인 평가기준 만을 세웠다가는 달성했는지 여부를 명확하게 피드백하기 어려우므로 가급적 피한다. 예를 들면, 팀 업무에 대한 업무 매뉴얼 바인더를 만들어서 배포한다는 업무 목표를 잡았다면, 업무 매뉴얼 바인더라는 아웃풋, 배포라는 행위가 들어가야 100% 달성이다. 만약 바인더에 포함될 쟁점과 사례를 뽑아 초안을 완성했지만 정리가 다 되지 않았다면 50% 달성이다. 기한을 12월로 잡았다면, 12월에 최종 아웃풋이 나와야 한다. 기한이 없으면 하지 않는다. 이건 우리가 시험 기간이 되기 전에는 시험공부를 하지 않는 것과 같다. 평소에 공부를 해둬야 한다는 걸 몰라서 안 하는 것이 아니다. 안 하게 되니, 안 해도 되니 안 하는 것이다. 그래서 명확한 기한과 정량적 목표치가 있어야 자신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이거 비싼데.." 사부가 이 부분을 설명하면서 고개를 까딱했다. 비기를 아깝지만 전수해 줘야 할 때 하는 행동이다. 우리가 왜 늘 목표를 세우고도 달성하지 못했는지 이걸 해보면 알 수 있다. 우리는 목표를 명사(things)로 세운다. 예를 들면 버킷리스트에 "내가 저자로 되어 있는 책 두권"을 쓴다거나, 목표에 "책 두권 내기"라고 쓰는 식이다. 명사로 목표를 잡으면 막연하다. 막연한 목표는 우리를 망설이게 한다. "살 빼기" "운동하기" "외국어 공부하기"를 늘 신년 목표, 방학 목표로 잡지만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행동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목표로 잡아야 한다. 예를 들면 '책 2권을 낸다'라는 목표는 내 2017년 목표에도 적혀 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구체적인 행동계획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2018년에는 다음에 낼 책의 제목(가제)과 내용,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 브런치 등의 툴 활용, 출판 옵션, 액션 플랜 별 상세 일정을 반영했다. 이렇게 목표를 잡으면 일정이나 업무 진행에 변동은 있을지언정 일단 한걸음 한 걸음씩 내디딜 수 있게 된다. 지금도 짬이 나면 글감을 모으고 표현을 수정해 보고 있다.
13개 목표의 각 일정을 월간 및 주간 스케줄에 반영한다. 내 경우, 3월에 회사와의 재계약 일정이 있으므로 2월까지 예전에 했던 업무 중 냈던 성과, 지금 맡고 있는 업무, 앞으로 할 수 있는 업무 중 회사에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정리하고, 어떻게 정중하게 요구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 구상이 나와야 한다. 따라서 2월에는 재계약을 위한 업무 정리, 3월에는 재계약 일정을 기입한다. 5월에는 돌잔치가 있으므로 역 스케줄링해서 답례품을 언제까지 주문해야 하는지, 초대장은 언제까지 발송해야 하는지 등의 일정을 'don't forget' 일정에 반영한다. 지엽적인 사항은 월간이 아닌 주간에만 반영한다. 이렇게 13개 목표의 중요 일정을 기입해 두면 연간 목표 달성을 위한 1차적 준비가 완료된 셈이다. 사장, CEO가 아닌 사람은 자기 시간을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없다. 따라서 주간 스케줄러의 목표의 상당수는 외부의 요구에 의한 기한 맞추기로 채워질 것이고, 우리도 대부분의 주의와 시간을 우리에게 요구되는 일에 할애하게 될 것이다. 때문에 우리가 자신을 위해 잡은 연간 목표는 미리 세분화된 일정으로 바인더에 적혀 있어야 바쁜 일상에 치여 잊히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그것도 매일 펼쳐볼 수밖에 없는 월간/주간 스케줄러에 반영이 되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