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

치매 걸린 강아지와 함께, 16주차

by 휴지

어제도 우리 노견이 친 사고를 수습했고

오늘도 우리 노견이 친 사고를 수습하고

내일도 우리 노견이 친 사고를 수습할지니.


어제도 새벽 2시에 낑낑대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고

오늘도 새벽 3시에 낑낑대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고

내일도 새벽 4시에 낑낑대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깰지니.


어제도 밥 줬고 약 줬고 산책 갔고 재웠고

오늘도 밥 주고 약 주고 산책 가고 재우고

내일도 밥 주고 약 주고 산책 가고 재울지니.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매초, 매분, 매시간, 매일, 매월, 매번.

멈출 생각이 없는 미친 뺑뺑이.

같은 일이 발생해도 다른 기분이 드는 몇 시간짜리 롤러코스터.


너는 진짜 귀엽게 생겨서 다행으로 알아라.

아니었으면... 아니다, 됐다.

장난인 거 알지? 사랑해.



네 코골이가 없으면 내가 밤에 잠을 어떻게 자겠니.

네 숨소리가 없으면 내가 아침에 잠을 어떻게 깨겠어.


나도 많이 힘들지만 얘도 엄청 힘들겠지.


짜증을 내고 싶을 때는 짜증을 냈다가

웃고 싶을 때는 웃었다가

귀여워해주고 싶을 때는 귀여워했다가

그냥 그렇게 살아지는 대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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