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린 강아지와 함께, 25주차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소재가 떨어지고 있다.
매주 글을 발행하자는, 소박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저번 주에 글을 올리지 않은 것도 딱히 쓸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브런치에 글을 올려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루하루가 지날 수록 소소한 압박감은 나를 쿡쿡 찔러댔고
얼른 소재를 떠올려내길 바랐다.
하지만 우리 노견에게 바라는 것은 항상 안타깝고 씁쓸한 것 뿐이라, 글을 적기 어려웠다.
내 마음이 상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스트레스가 가득한 일상 속에서
굳이 무게를 더하고 싶지 않다는 나만의 간단한 바람 때문이다.
이 바람은 최근 생긴 것이다.
이전에도 쓴 적이 있지만, 브런치에서 치매 노견과 사는 일상을 투고하고자
마음 먹은 것은 거만한 경고를 하기 위함이다.
내가 어떻게 사는지 똑똑히 보고, 이것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만이 반려견을 들이길 바랬다.
내 영향력은 아주 미미하다는 걸 안다.
그러나 이 글을 봤던 누구 한 명이라도
반려견과 함께 사려는 마음을 접었다면, 축포를 터트릴 만한 큰 성공이리라 생각했다.
그러려면 치매 걸린 우리 노견과 사는 하루하루를 아주 끔찍하게 묘사해야만 했는데
그러기에는 내가 너무 가벼운 사람이었다.
안 좋은 일이 있어도 몇 시간이면 잊어버리고
아니꼬운 일이 있어도 친구에게 와라락 털어놓거나
최애가 나오는 영상을 보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금세 행복해진다.
당연히 우리 노견이 난리 부르스를 떨고
내 새벽 잠을 깨우더라도 짜증이 나는 건 그때뿐이었다.
다시 자고 일어나 맞이한 아침에는 우리 노견의 털은 윤기나 보였고
이빨이 없어 앞 잇몸으로도 열심히 밥을 퍼먹는 걸 보면 안도했다.
감정이 실리지 않은 기억은 잊혀지기도 쉬웠다.
그 때문에 요즘은 최대한 행복하고 장난스럽고
읽는 사람이 피식 웃을 만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 노견을 사랑하는 건 매일 터지는 일이므로
작문 난이도가 조금은 내려가지 않을까, 그런 기대도 했다.
독자 선생님들이 내 글을 읽을 때
귀여운 한 마리 강아지를 떠올려 주었으면 한다.
우리 노견이 언젠가 내 곁을 떠났을 때
이 글을 다시 읽으면서 그땐 그랬지하며 웃고 싶다.
우리 노견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생판 남이
우리 노견에게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
우울하고 힘든 세상에서 깃털마냥 가벼운 글을 쓰고 싶다.
안 봐도 그만이지만, 자꾸만 흘끗거리게 되는 그런 글.
그 글의 주인공이 우리 노견이라면 나에게도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겠다.
앞으로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행복하게
하지만 반려동물을 들이려는 사람이 두 번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음흠흠.
그런 글을 쓰고 싶다.
형식과 횟수, 며칠주기에 얽매이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