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강원도의 여름

by 버들
여름에 읽으려고 기다렸던 책. 뽀얀 이불에 미안해서 사진만 찍고 바로 바닥행



아마도 내가 속초에 있는 동안은 내내 흐릴 예정인가 보다. 흐리면 흐린 대로 맑으면 맑은 대로 좋다.


나는 아침에 잠을 깨우기 위해 눈을 제대로 뜨지 않은 상태에서 귀 마사지를 한다. 귓바퀴를 세 번 쓰다듬고 귀의 혈자리 두 군데를 3초씩 눌러준다. 그런 다음 귀 뒤 림프절을 지그시 눌러준 후 목의 좌우 사각근을 풀어주고 기지개를 한번 켠다.

그리고 머리가 마지막에 올라오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나의 아침의 시작이다.


하얗고 폭신한 이불을 갠 후 요가복으로 갈아입고 10분간 파도소리를 들으며 명상을 하고 (백색소음 어플을 켰다) 목의 좌우와 어깨, 등과 허리를 풀어준 후 몸에 열을 내기 위해 수리야 나마스까라 A를 한 호흡에 다섯 번 연달아했다.

그런 다음 수리야 나마스까라 B를 두 번 하고 난 뒤 마지막으로 A를 한 동작 한 동작 음미하며 이어나갔다.


몸이 열린 것을 의식하고 오늘은 스바르가 드비자아사나(버드 오브 파라다이스)를 했다.

원래는 오른쪽과 왼쪽의 차이가 많이 커서 왼쪽을 할 때는 벽의 도움을 받곤 했는데 정면에 있는 대나무 숲의 잎 하나를 바라보며 집중했더니 양쪽 다 몸과 마음의 쓰임이 비슷하게 느껴졌다.

아침이라 그런가? 개운하게 열린 골반으로 프라사리타 파도타나아사나를 했다. 한 바퀴 굴렀다.

목조주택으로 지어진 숙소라 그런지 소리의 울림이 남다르다. 조심조심 다녀야 한다. 집 전체가 사람과 함께 호흡하고 있는 기분이다.


멀리 보이는 송암산에 운무가 잔뜩 꼈다. 섬세하게 바림을 넣은 한 폭의 수묵화를 보고 있는 것 같다.

내내 비가 오고 조금 서늘하다. 차분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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